2018년 4분기 임금근로자 일자리 동향부동산 잡는 정책에 건설업, '양질' 제조업 일자리 11만개 감소세금 지원으로 50대 이상 31만7천개↑
  • ▲ 사진은 이달 17일 서울 중랑구 중랑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 사진은 이달 17일 서울 중랑구 중랑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억제 대책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건설경기가 침체하자 4분기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일자리 11만개가 줄었다. 반면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들어낸 보건·사회복지 일자리는 11만개가 늘었다.

    국내외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민간기업들의 고용은 줄어드는데 반해 세금으로 급조된 일자리만 늘어나는 형국이다.  

    20일 통계청이 밝힌 '2018년 4분기(11월 기준)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체 임금 근로 일자리(이하 일자리)는 1천849만4천개로 전년 동기보다 35만9천개(2.0%) 증가했다.

    일자리가 늘어난 이유는 정부의 세금투입 때문이다. 공공일자리 사업 확대 영향으로 보건·사회복지(11만4000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공원이나 하천 등 공공시설 청소와 학교 등하교 안전 도우미, 급식 도우미와 같은 단순하고 일자리를 쪼개놓은 단기 근로여서 양질의 일자리는 아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주로 운영하는 도·소매업(9만2000개) 일자리도 크게 늘었는데 이것도 정부의 지원때문이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도·소매업 일자리 증가는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확대와 초단시간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 요건 완화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 ▲ 사진은 올해 1월 16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9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이 취업신청서를 작성하는 모습. ⓒ
    ▲ 사진은 올해 1월 16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9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이 취업신청서를 작성하는 모습. ⓒ

    정부는 지난해 7월 주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도 석달 이상 일하면 고용보험에 자동 가입되도록 제도를 손봤다.

    이에따라 기존에 일하던 취업자도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기 위해 고용보험에 가입하거나 초단시간 근로자로서 자동 가입된 이들은 통계에 일자리 증가분으로 잡히게 됐다. 이 영향으로 여관, 모텔, 식당등에서 단시간 아르바이트가 많은 숙박음식업 일자리도 3만8000개가 늘었다.

    통계청은 정부의 일자리 관련 정책이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도소매업 분야 일자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가격을 잡기위해 주택정책을 잇달아 내놓자 이와 직결된 건설업 일자리가 9만6천개 줄었다. 또한 숙련된 근로자일 수록 높은 임금을 받아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1만2천개 감소했다.

    건설업과 제조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임대는 3만8천개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경기와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꾸준히 일자리가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를 연령별로 보면 50세 이상이 많이 늘었지만 40대는 줄었다. 작년 4분기 50대 일자리는 전년 동기보다 16만6천개, 60세 이상은 15만1천개, 20대 이하 는 5만6천개, 30대는 1만2천개 각각 늘었다.

    그러나 40대 일자리는 건설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2만6천개 감소했다.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 일자리가 28만3천개, 남성이 7만5천개 각각 늘었다.

    기업 종류로 구분하면 정부·비법인단체 일자리가 12만8천개 늘었고 회사법인 일자리는 11만8천개, 회사 이외의 법인은 9만6천개, 개인 기업체는 1만7천개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임금 근로 일자리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비임금 근로자까지 포함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나타난 취업자 동향과는 다르다. 조사 결과는 사회보험, 일용근로소득, 사업자등록자료 등 월·분기별로 입수 가능한 8개 행정자료를 바탕으로 기업체에서 임금을 받으며 근로 활동을 하는 근로자의 일자리를 분석한 것이다.

    여기서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로서 '취업자'와는 의미가 다르다. 예를들어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이 야간에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취업자는 1명이지만 일자리는 두개로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