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원리더' 신동빈 회장, 일본롯데 주총서 재선임… 신동주 ‘6전6패’

신동빈 롯데 회장이 주주들의 신뢰에 힘입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로 재선임됐다. 반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또다시 이사 등재에 실패했다. 6번째 도전도 좌절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 도쿄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이사 재선임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 등을 표결에 부쳤다.

신동빈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은 통과됐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은 부결됐다.

아울러 롯데홀딩스 측이 제안한 안건 모두 행사된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됐다. 신동빈 회장뿐만 아니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도 이사직에 재선임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5년 8월 ▲2016년 3월 ▲2016년 6월 ▲2017년 6월 ▲2018년 6월 등 총 다섯차례에 걸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과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해왔다. 단, 신동빈 회장이 현지 경영진과 주주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얻고 있어 매번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신 전 부회장 측은 기존과 다른 입장을 취했다.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만 주총에 상정하고, 5차례 제안했던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은 제안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나타난 형제간의 ‘응어리’를 풀고 화해의 뜻을 담은 안건 상정이라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밝혔다.

그러나 롯데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화해를 빙자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임기는 올해 만료돼, 이날 정기주총에서 재선임된 것이다. 임기만료로 재선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해임 안건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반박이다.

이 회사의 임기는 2년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7년 6월 정기주총에서 이사로 재선임됐다.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연임에 성공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에 개입할 여지는 사실상 차단된 셈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가족으로서 화해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사적인 부분과 기업경영에 관한 사안은 확실히 구분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어 상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잇따라 패배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일본 대법원은 지난 20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6억2000만엔(약 6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 측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상사·물산·부동산의 이사직에서 해임된 것이 부당하다며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현지 법원은 신 전 부회장이 사업과 관련해 담당자에게 거짓 설명을 시킨 점 등을 들어 해임 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국내 법원도 신 전 부회장의 이사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 3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도중 이사직에서 부당하게 해임됐다며 제기한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난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