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등 13개 사업, '고부가가치 항만' 재탄생美 마이애미 등 벤치마킹… "해양 명소 자리매김"
  • ▲ 자료사진. '광양항 묘도 항만 재개발' 위치도. ⓒ해양수산부
    ▲ 자료사진. '광양항 묘도 항만 재개발' 위치도. ⓒ해양수산부

    #. 미국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항만은 과거 제대로 된 크루즈 부두조차 없었다. 하지만 항만 재개발을 통해 10석의 크루즈 선석을 확보한 항만으로 거듭났고 인근의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독특한 디자인의 호텔, 상점이 모여 있는 아르데코 지구 등이 조성됐다.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한 새 크루즈터미널 공사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 마이애미항은 크루즈 터미널 운영을 통해 1년에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2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을 만큼 전세계 크루즈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통해 해양 부촌으로 성장, 항만 재개발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경남 거제시 고현항, 부산 북항 등 항만 재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마이애미, 호주 시드니의 달링 하버 등의 뒤를 이어 세계적 항구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항만 재개발이란 항만구역 및 인근 지역의 항만·주거·관광·상업·문화 등의 시설을 개선, 정비하는 사업이다. 항만의 기능을 되살리거나 친수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역 내에 다양한 기능의 기반시설을 함께 조성함으로써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시키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근대식 항만이 조기에 형성된 서구 문화권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추진돼 온 사업이다. 이들 사례를 살펴보면 항만 기능과 도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반시설을 배치하고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해안 입지를 활용, 아름다운 경관을 꾸미고 랜드마크 시설을 건립한 것도 눈에 띈다. 앞서 언급한 마이애미 외에도 시드니 달링 하버, 스페인의 발렌시아항, 일본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21 등이 그 예다.

    우리나라에서도 항만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07년 '항만재개발법'을 제정하고 13개 항만, 19개 대상지의 항만 재개발 기본계획을 수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노후 및 유휴 항만을 배후도심과 연계한 친환경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에서다.

    실제로 2008년 착공돼 국내 최초의 사업으로 이름을 올린 부산 북항 1단계 사업을 비롯해 고현항, 광양항 묘도투기장, 영종도 투기장 등 4개소가 현재 공사 중이며 동해 묵호항(묵호지구 1단계), 여수신항 2개소는 공사를 마쳤다. 이외에도 부산 북항 2단계 사업을 포함해 13개소가 추진 중이거나 투자 유치 중이다.

    특히 해수부는 최근 이들 항만 재개발 사업을 한층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부산 북항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9년도 항만 재개발 정책설명회'를 통해 국내외 항만 재개발 우수 사례를 소개하고 민간참여를 유도하는 등 항만 재개발 사업의 빠른 진행에 나선 것이다.

  • ▲ 거제 빅아일랜드 현장 부지(좌)와 고현항(우). ⓒ더피알
    ▲ 거제 빅아일랜드 현장 부지(좌)와 고현항(우). ⓒ더피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현항 항만 재개발 사업 '해양복합도시 거제 빅아일랜드'다. 현재 1단계 공사 완료에 이어 2단계 준공을 앞두고 있고 앞서 1차 필지 분양을 성공리에 마친 뒤 연내 2차분 필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2차분 개발용지에는 거제시 최대 규모의 도심 중앙공원이 인접하고 중앙공원 내 지하층에는 지하 2층 총 530대 규모의 초대형 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으로, 고현동의 주차난 해소에 큰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지역 내외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고현항 앞바다를 매립해 2023년까지 59만여㎡ 면적의 부지에 주거와 상업, 업무, 문화관광, 공원 기능까지 갖춘 복합 계획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해양문화관광지구와 복합항만지구, 공공시설지구, 복합도심지구 등 크게 4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해양문화관광지구에는 대형판매시설(예정)과 마켓스퀘어, 비즈니스스퀘어, 파크 사이드 스트리트몰 등이 들어서며 복합항만지구는 마리나, 크루즈터미널, 비즈니스호텔, 컨벤션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공공시설지구는 공원, 수변산책로 등이 조성되며 복합도심지구에는 영화관, 레포츠시설, 아트파크 등과 함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에서 해운대 '마린시티'가 자리 잡은 것처럼 거제 빅아일랜드 역시 '제2의 마린시티'로서 거제의 부촌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부산에서는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이 2030년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부산항대교 안쪽 838만㎡ 부지에 해양공원, 수변공간, 랜드마크, 공연장, 마리나 등으로 구성되는 친수·문화지구를 비롯해 국제교류·도심복합지구 등 총 5개 특화지구가 조성된다. 향후 홍콩항, 싱가포르항처럼 도심 속의 항구도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2단계 사업 기본계획까지 발표됐다. 총 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2022년 공사에 착수해 2030년까지 자성대부두, 부산진역 컨테이너 야적장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숙박을 비롯해 전시·관광·쇼핑공간이 들어서게 되며 해양금융·비즈니스 등 고부가 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인천에서는 민간자본 3283억원을 들여 해양레저·관광, 연구시설, 수변공원 등을 2021년까지 조성하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항만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전남 광양시에서는 2026년까지 청정에너지와 첨단기술이 복합된 미래지향적 항만·에너지 허브 단지를 새로 짓는 묘도 준설토 매립장 항만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해수부 항만연안재상과 측은 "항만 재개발 사업은 취‧등록세, 재산세 등 지방세수 증대, 재정자립도 개선, 지역 고용창출, 원도심 활성화, 관광명소화 등 순기능이 많은 만큼 민간투자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 항만 재개발 대상지별 현황. 자료=해양수산부. ⓒ뉴데일리경제
    ▲ 항만 재개발 대상지별 현황. 자료=해양수산부. ⓒ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