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 등 직격탄 전망한풀 꺾인 美-中 무역분쟁 한숨 덜었지만… 대외변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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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전자업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대외변수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5G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 IT 제재로 집중되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부품·장비업체들의 리스크가 두각된데 이어 이번엔 일본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등의 수출을 규제하고 나서 또 한번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주 G-20 정상회의로 미중 무역분쟁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예상이지만 일본의 규제가 더해지며 당분간 국내 전자업계는 이중고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1일 산케이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제조에 필수적인 3개 소재 품목에 대해 오는 4일부터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수출 규제 품목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 리지스트 등 세 가지다. 이 품목들은 일본산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들로 특히 국내 반도체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필수 산업 소재 3종에 대한 극단적인 수출 규제를 강행하는 이유는 일본 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 보복 조치로 알려졌다. 더구나 G-20 정상회의 직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져 국내 IT전자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이번에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TV와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라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LG전자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나머지 규제품인 에칭 가스와 리지스트는 반도체 제조 공정 과정에서 식각을 하거나 회로를 인쇄할 때 쓰이는 재료들로 없어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이 재료들을 수입하기 위해 앞으로 일본 정부의 허가를 일일이 받아야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소재관련 중견, 중소업체들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 정부의 이 세 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로 국내 대표 산업인 반도체와 TV,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전자분야 전반에 걸쳐 또 한번 시련이 예상된다. 더구나 이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5G 통신장비나 스마트폰 등 IT 규제 중심으로 전개되며 화웨이를 중심으로 글로벌 IT전자업계 판도가 급변한 가운데 국내업체들은 또 다시 대외변수를 우선순위에 두고 고민을 거듭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다행히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일부 제재 완화 의사를 밝히면서 최근 몇 달 간 최대 고민거리였던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는 다소 잦아들었다.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히 반도체업체들이 대중 반도체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민을 거듭했던 바 있다.

    여기에 이번엔 일본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목을 잡으며 국내 IT전자업계에는 한탄이 울려퍼지고 있다. 국내업체들 입장에선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기술개발 등에 여력을 쏟기에도 부족한 상황에서 연달아 두번씩이나 대외변수에 노출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글로벌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정치적인 이슈로 하루 아침만에 글로벌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외적인 상황이라 언제 어떤 식으로 상황이 변하거나 끝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올 하반기 전략 수립과 내년 전략 수립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잇딴 대외변수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업체들과 함께 긴급 대책 회의를 여는 등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