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의 반도체 수출 반격에 놀란 정부가 비공개 장관 회의를 뜻하는 녹실(綠室)회의까지 부활시키고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사진은 홍 부총리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제18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 일본의 반도체 수출 반격에 놀란 정부가 비공개 장관 회의를 뜻하는 녹실(綠室)회의까지 부활시키고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사진은 홍 부총리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제18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의 반도체 수출 반격에 놀란 정부가 비공개 장관 회의를 뜻하는 녹실(綠室)회의까지 부활시키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7시 30분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것으로 전해졌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동향과 대응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녹실회의에는 외교부내 통상전문가인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변인은 "정부는 이날 오후 2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주관하는 수출전략회의를 통해 대외적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이날 오후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3개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이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조치를 취해왔으나 4일부터 한국을 우대대상에서 제외해 수출 계약별로 90일 가량 걸리는 일본 정부 당국의 승인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출규제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전 세계 생산량의 90%, 에칭가스는 약 70%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징용 배상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이들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되면 이들 소재를 일본으로부터 공급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된다.

    일본 정부는 후속조치로 한국에 대한 통신기기 및 첨단소재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대책도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한국을 우대대상인 '화이트(백색) 국가'리스트에서 빼기로 하고 시행령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이 대상에서 제외되면 집적회로 등 일본의 국가안보에 관계된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본은 현재 한국과 미국, 영국 등 27개국을 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