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밝힌 6월 넘겨… 일부 사업 검토 오래 걸려사업비 삭감 주목… 동해안 전철화·석문산단 인입철도 가늠자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등 23개 사업 2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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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3일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지역투자 촉진과 관련해 정부는 금융·보조금·세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총 24조원의 대규모 토목사업인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적정성 검토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월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전국에 걸쳐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을 확정, 발표했다. 경제성이 낮다고 판정된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를 비롯해 총 23개 사업이 선정됐다. 전체 사업비 규모는 24조1000억원이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퍼주기식 대형 토목사업을 벌인다는 지적을 의식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촘촘하게 수행하고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발표한 사업 규모는 지자체에서 신청한 잠정치"라며 "(정부로선) 검증해본 적이 없으므로 사업계획이 적정한지, 더 효율적인 대안은 없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진행한다. 애초 정부는 지난달까지 적정성 검토를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토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한 관계자는 "사업별로 규모나 검토사항이 달라 시간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업계획이 일부 변경되는 것도 있어 지연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KDI 관계자는 "적정성 검토가 진행 중이며 언제 끝난다고 일정을 못 박아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는 예타와 다르다. 예타는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을 분석해 경제성을 따진다. 가령 100원의 돈을 썼을 때 얻게 되는 편리함이나 유익함의 경제적 가치를 비교하는 식이다. 반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는 편익은 고려치 않고 비용만을 따진다.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예타는 B/C를 보수적으로 분석하므로 사업비는 늘리고 편익은 낮춰서 분석한다고 이해하면 쉽다"며 "이에 비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는 비용만을 보기 때문에 신청 예산을 깎아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KDI는 비용을 추산할 때 예비비(10%)를 포함해서 계산한다. 기본적으로 사업비 규모가 신청 금액보다 커지는 구조다. 신청된 사업비가 100억원이라면 KDI는 지출 규모를 110억원으로 보고 비용이 적정한지를 들여다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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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원 규모의 동해선 단선 전철화 사업과 9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석문산단 인입철도 사업이 재정 당국의 사업비 삭감 여부 분위기를 살필 시금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재부와 국토부 설명을 종합하면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된 8개 철도 사업 중 이 두 사업이 적정성 검토를 마치고 오는 5일로 예정된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비 삭감 여부는 평가위 심의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면서 "심의를 통과하면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게 된다. 보통 1년쯤 걸린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철도·도로사업의 경우 올해 신규 사업 조사설계비 등의 예산으로 기본계획 수립을 우선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