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노사 첫 상견례 이후 10일 교섭 계속 진행여름 휴가철 넘길 경우 하반기 신차 판매 악영향교섭장소 정하는 데만 한달 걸려… 임협 난항 예상
  • ▲ 콜로라도ⓒ한국지엠
    ▲ 콜로라도ⓒ한국지엠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이하 임협) 첫 상견례를 마쳤다. 한국지엠은 오는 8월 말 콜로라도, 9월 트래버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 그 이전에 임협을 마무리 지을 경우 신차 판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노조가 임금인상을 강력히 요구,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협 첫 상견례를 인천 부평공장 본관 2층 앙코르룸에서 진행했다.

    이날 상견례에는 사측에서 카허카젬 사장 이외 17명, 노조측에서는 임한택 지부장 외 19명 등 총 40여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교섭 장소를 정하는 데만 한달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며 "소모성 발언 없이 진정성을 갖춘 교섭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측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는 협력을 해야 한다"며 "고통분담을 통해 많은 진전이 있었고 지난해는 변화의 해, 올해는 과도기가 될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사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첫 상견례는 30분 가량 진행됐으며 노사간 간사 선출 이후 교섭진행 원칙을 낭독하고 이를 채택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노사는 이르면 오늘부터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측은 경영상황을, 노조 측은 교섭 요구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임협이 조속한 시일 내 마무리 돼야 하는 이유는 하반기 신차 출시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8월 말 콜로라도, 9월 트래버스를 출시하며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보통 임협은 하계 휴가전에 마무리된다. 한국지엠은 오는 7월말부터 8월초 까지 1주일간 휴가를 갖는다. 휴가 전에 임협을 마무리 지을 경우 콜로라도 판매에 큰 무리가 없겠으나 여름 휴가를 넘길 경우 상황이 악화된다.

    임협이 여름 휴가를 넘기게 되면 통상적으로 추석 연휴까지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전에 출시를 앞둔 신차 2종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임협 결렬로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최근 한국지엠 부진이 차량 생산 문제보다는 철수논란·노사 갈등 등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 탓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노사간 원만한 합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국지엠 임협이 쉽게 끝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2만 3526원(기본급 5.65%) 인상 ▲통상임금 250% 수준의 성과급과 격려금 650만원 지급 ▲만 65세 정년연장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지엠은 판매량이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지엠 내수 판매는 3만5598대로 전년대비 16.2% 줄었다. 이로 인해 적자폭도 커지고 있어 임금을 올려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 임협이 교섭 장소를 정하는 데만 한달이 걸렸을 만큼 서로 의견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 임협을 마무리 짓고, 하반기 신차 판매에 총력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