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온라인게임 25주년 기념 기획 전시 '게임을 게임하다' 개막온라인게임 연대기 담아낸 작품 전시… 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적용문화·예술 콘텐츠로서 새로운 해석 제안… 사회적 인식 제고 모색
  • ▲ 넥슨의 PC온라인게임 '마비노기'를 모티브로 이용자들의 협력 관계를 전시 공간에 구현한 작품 '캠프파이어'. 관람객들이 원통형 의자에 앉으면 가상의 캠프파이어가 피워지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연찬모 기자
    ▲ 넥슨의 PC온라인게임 '마비노기'를 모티브로 이용자들의 협력 관계를 전시 공간에 구현한 작품 '캠프파이어'. 관람객들이 원통형 의자에 앉으면 가상의 캠프파이어가 피워지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연찬모 기자
    대한민국 온라인게임의 연대기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특별 기획 전시회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가 18일 본격 개막했다.

    넥슨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대한민국 온라인게임 25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것으로, 관람객들은 전시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문화예술 콘텐츠로 탈바꿈한 온라인게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최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이슈 등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려되는 가운데 넥슨 측은 이번 전시회가 사회적 인식 제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찾은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는 전시회 개막을 맞아 방문한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로 붐볐다. 전시장이 마련된 3층 입구에는 'ID밴드'와 '키오스크'를 통해 마치 게임 속 '로그인'을 연상시키는 입장 절차가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ID밴드를 태깅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넥슨의 대표 PC온라인게임 '마비노기' 속 캠프파이어 공간이 마련됐다. 해당 공간에 자리한 5개의 원통형 의자에 관람객들이 앉자 가상의 캠프파이어가 피워지고 음악이 흘러나왔다. 마비노기 이용자들의 협력 관계를 오프라인 전시 공간에 구현했다는 게 현장 관계자 설명이다. 

  • ▲ 인텔리전스랩스의 욕설 탐지 프로그램 '초코'를 활용해 욕설 탐지 및 제거 속도를 반짝이는 빛으로 표현한 '1,000,000/3sec'.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설치된 다이얼을 돌려 처리 속도를 조작하며 수많은 빛이 게임 내 욕설로 바뀌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연찬모 기자
    ▲ 인텔리전스랩스의 욕설 탐지 프로그램 '초코'를 활용해 욕설 탐지 및 제거 속도를 반짝이는 빛으로 표현한 '1,000,000/3sec'.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설치된 다이얼을 돌려 처리 속도를 조작하며 수많은 빛이 게임 내 욕설로 바뀌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연찬모 기자
    캠프파이어 공간 좌측에는 거대한 책장 형태의 조형물이 위치해 있었다. 넥슨의 PC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속 '차원의 도서관'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관람객이 특정 책을 터치하면 다양한 에피소드의 주요 문구와 BGM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넥슨의 장수 온라인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속 주인공이 돼 직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단상에 3초 가량 서 있으면 생기는 물풍선으로 게임 속 캐릭터인 '배찌'를 구해내는 방식이다.

     '히든 트랙' 전시관에선 AR(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구현된 대표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확장되고 있는 이용자들의 플레이 방식을 카트라이더를 통해 색다른 방식으로 해석했다.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등을 연구하는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 연구 중이거나 실제 적용 기술을 작품에 예술적으로 녹여냈다.

    가장 눈에 띈 작품은 인텔리전스랩스의 욕설 탐지 프로그램 '초코'를 활용해 욕설 탐지 및 제거 속도를 반짝이는 빛으로 표현한 '1,000,000/3sec'이다. 초코는 인간 고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학습하고 이미지를 기반으로 3초에 100만건의 욕설을 탐지해 제거한다.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설치된 다이얼을 돌려 처리 속도를 조작하며 수많은 빛이 게임 내 욕설로 바뀌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온라인게임과 개발사들의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도 전시됐다. 이 작품은 국내 34개 개발사와 120개 이상의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담아냈다. 특히 관람객이 직접 기증한 온라인게임 관련 오브제를 추가 배치해 전시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현재 진행형의 연대기를 나타냈다. 
  • ▲ 1994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 온라인게임 잡지를 전시한 작품. 73권의 실물 잡지와 163권의 PDF 파일 등 총 236권의 잡지로 구성됐다. ⓒ연찬모 기자
    ▲ 1994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 온라인게임 잡지를 전시한 작품. 73권의 실물 잡지와 163권의 PDF 파일 등 총 236권의 잡지로 구성됐다. ⓒ연찬모 기자
    이 밖에도 국내 온라인게임이 첫 출시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 온라인게임 잡지를 전시하는 도서관 형태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은 과거 온라인게임의 폭발적 성장의 역사를 기록한 73권의 실물 잡지와 163권의 PDF 파일 등 총 236권의 잡지로 구성됐다.

    체험을 마치면 게임을 종료하듯 ID밴드를 키오스크에 태깅해 '로그아웃'을 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넥슨 게임과 관련한 자신의 데이터를 한 데 모아놓은 영수증 형태의 결과물을 수령할 수 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대학생 주지해(22)씨는 "초등학생 시절 카트라이더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넥슨의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어 이번 전시회가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잊고 있었던 옛 추억들을 다시금 회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두산 넥슨컴퓨터박물관 교육홍보팀장은 "25년이라는 시간은 아이가 성년이 되는 시간과 같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돌이켜보자는 취지로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각종 이슈로 게임업계가 어수선한 시점에 이번 전시회가 게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