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수주 부진에, 더딘 자체사업 '이중고'HUG 심의 강화, 분양가상한제 등 신규 분양 어려움 가중증권가 "비우호적 시장 환경 속 하반기 역성장" 전망 내놔
  • ▲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 DB
    ▲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 DB

    HDC현대산업개발의 하반기 실적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국내 주택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출 80% 이상이 주택 부문에서 발생하는 HDC현산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규수주도 부진하고 자체사업도 더디기만 하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진 중인 개발사업도 좀처럼 기를 못 펴고 있다.

    24일 실적 전망 분석 결과에 따르면 HDC현산은 하반기 매출 1조9534억원, 영업이익 1894억원의 영업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매출의 경우 7.9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3.1% 감소할 전망이다.

    1분기 11.5%에 달했던 영업이익률도 3분기 10.3%, 4분기 9.06%로 떨어질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1분기 10대 건설사의 평균 이익률은 4.91%다.

    그간 업계에서 지적해 온 높은 주택사업 의존도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HDC현산은 지속적으로 주택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2014년 하반기부터 주택시장이 호전되면서 주택 분양물량이 크게 확대돼 올해 1분기 주택(자체사업 포함) 매출 비중은 86.1%에 달한다.

    민간주택사업의 경우 공공 및 토목·플랜트 공종에 비해 부동산 경기 시황에 따라 수익성 및 현금흐름 등 사업가변성이 높아 사업안정성 측면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8·2대책, 9·13대책 등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및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면서 주택경기 하강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HDC현산의 상반기 신규수주는 누적 기준 8000억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수주목표 5조5000억원 및 지난해 상반기 신규수주 2조2700억원에 비해 부진한 실적이다. 전체 주택시장에서의 신규 사업이 감소하면서 신규수주가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연 평균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자체사업도 녹록치 않다. 경기 의정부 주상복합 등 연내 예정인 3개 사업지 가운데 대전도안 '대전 아이파크시티'는 69.5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고, '영통 아이파크 캐슬 2단지'도 긍정적 전망 중이다.

    다만 망포지구의 행정구역이 경기 화성시로 편입되는 이슈가 있어 분양시기가 다소 지연 중이며 의정부 사업도 지역주택조합과의 불협화음으로 사업 진척이 더뎌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 입주 예정인 '청주가경 아이파크 2단지'까지 준공 예정인 자체사업지도 없어 매출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의 강화, 민간 토지개발사업에서의 분양가상한제 도입 검토 등으로 인해 하반기 신규 분양시장 전망도 어둡다. HDC현산의 신규분양 역시 마찬가지다.

    연간 목표인 1만5000가구 분양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3623가구 공급에 머물러 있으며 강동구 둔촌주공, 강남구 개포1단지 등 대형 재건축 현장의 분양일정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연초만하더라도 신규분양물량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장 상황이 신규 주택공급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진 중인 복합개발사업이 가시화되기 이전까지 실적 전망치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HDC현산의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2분기 고점을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부문 외 다른 사업도 진통을 겪고 있다. HDC현산은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해 △고척 뉴스테이 △창동 민자역사 개발 △광운대 역세권 개발 △물류센터 투자 △용산 병원부지 개발 △오크밸리 인수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HDC현산은 창동 민자역사 개발의 시행사인 창동역사 측에 사업 인수계약을 조건부로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이 프로젝트는 HDC현산이 주택 외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노후한 창동역사를 재개발해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8만7025㎡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HDC현산은 타당성조사를 거쳐 약 600억원의 인수대금를 제시했지만, 이번에 계약을 철회하기로 했다. 법률적 리스크가 있고 수분양자들과의 이해관계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HDC현산이 부동산개발업체로 변화하는 과정에서의 실적 공백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HDC현산은 주택사업 외에도 상업시설 운영수익을 내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변화시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본격적인 부동산개발사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향후 진척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 HDC현대산업개발 공종별 매출 구성 및 영업이익 추이. 단위=억원. ⓒ나이스신용평가

※ 2017년까지 실적은 현대산업개발 기준이며 2018년은 인적분할 이후 8개월(5~12월) 실적 기준.
    ▲ HDC현대산업개발 공종별 매출 구성 및 영업이익 추이. 단위=억원. ⓒ나이스신용평가
    ※ 2017년까지 실적은 현대산업개발 기준이며 2018년은 인적분할 이후 8개월(5~12월) 실적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