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C, 하도급법 위반 이유로 영업정지·공공기관 입찰 참가 제한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구조 개선·승계 자금 확보에도 IPO 중요한화시스템, 공정위 결정 깊은 유감…"법적 절차 통해 입장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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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상장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경영권 승계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상장 계획에 공정위 제재가 악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이 상장을 위해 시장에서 가치평가를 받게 될 경우, 이번 제재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다. 한화시스템이 구체적인 시기를 밝힌 적은 없지만, 올해 초 한화시스템의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의 연내 상장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선 연말 상장이 확실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제재로 관련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공정위는 전날 한화S&C가 상습적으로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한화시스템에 대해 영업정지 및 공공기관 입찰 참가 제한을 정부 관계 부처에 요청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한화S&C를 인수합병했다.
한화S&C는 IT서비스 회사로 지난 2018년 8월 방위산업체 한화탈레스(현 한화시스템)에 인수됐다. 이후 한화S&C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이어지자 한화그룹은 2017년 10월 한화S&C를 투자회사인 에이치솔루션과 사업회사인 한화S&C로 쪼갰다. 한화S&C는 한화탈레스와 합치고 사명을 한화시스템으로 바꿨다.
한화시스템 상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있어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꼽히는 에이치솔루션의 자금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흥행 여부가 중요하다.
우선 한화시스템 상장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500억원 규모의 미국 항공부품 전문업체 이닥(EDAC) 인수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면서 한화시스템 IPO에 따른 자금 유입규모에 따라 부담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재무 구조에 있어서 재무적 보완 요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공정위 제재로 IPO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다른 식으로라도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한화시스템 상장은 승계 자금 마련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의 3대주주로 김동관 전무 50%, 김동원 상무 25%, 김동선 전 팀장 25% 등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상장 과정 혹은 상장 이후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재계에선 이 자금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M&A)이나 상속세 재원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화시스템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11일에는 미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어택시 시장 진입을 위해 개인용 항공기(PAV) 선도업체인 미국의 'K4 에어로노틱스'에 약 295억원을 투자했다.
한편, 한화시스템 측은 이번 공정위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당시 벌점을 받았던 한화S&C와 현재 제재를 받게 되는 한화시스템은 대상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추후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가 실제 영업정지나 입찰시장 퇴출로 이어질지도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앞서 대우조선해양과 GS건설에도 같은 조치를 내렸으나 법원은 이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공정위 제재를 유예한 바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동시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반영되지 않은 결정에 아쉬움을 표한다"면서 "향후 법적인 절차를 통해 당사의 입장을 밝혀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