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올해 부품 중정비 들어가… 230억원쯤 소요선로용량 포화로 매출 증가 한계
  • ▲ SRT.ⓒ연합뉴스
    ▲ SRT.ⓒ연합뉴스
    출범 이후 잘 나가던 수서발 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이 올해 흑자 폭이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 정비 시기가 도래하면서 비용 지출이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25일 SR과 철도업계에 따르면 초기에 사들인 SRT 22편성이 주행거리 160만~180만㎞를 넘겨 부품 중정비를 받을 시기가 왔다. 부품 중정비는 부품별로 정해진 주행거리나 주기에 맞춰 낡은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차량의 대차 윤축 베어링이나 동력차 밑부분의 동력전달장치 등이 교체 대상이 될 전망이다.

    SRT는 2016년 12월 개통했다. 올해로 출범 3년째지만, 열차가 벌써 중정비에 들어가게 됐다. SRT 개통이 늦어지는 동안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이미 사놓은 열차를 놀리기 뭐하다며 SRT(16편성)를 1년6개월쯤 기존 KTX 열차와 함께 경부·호남선에 투입해 운행했던 게 배경으로 꼽힌다.

    문제는 비용이 적잖게 든다는 점이다. SR은 정확한 중정비 비용은 따로 추산해봐야 한다는 태도다. SR 관계자는 "보통 운행수입의 14~15%쯤이 비용으로 잡히고 이 중 45%가 중정비 비용으로 든다"고 설명했다. SR은 30년 운행을 기준으로 32편성 운영에 연평균 300억원을 중정비 비용으로 추산한다. 1편성당 연간 9억4000만원쯤이 중정비 비용으로 배정되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중정비가 특정 시기에 몰릴 수밖에 없어 비용 지출이 집중된다. SR로선 올해가 바로 그런 해이다. 권병구 코레일 차량기술단장은 "SRT 주행거리가 180만㎞를 넘겨 부품 중정비를 받을 것으로 안다"며 "총비용은 500억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R 관계자는 "지난해 230억원쯤을 들여 관련 수입부품을 미리 확보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 고속철(KTX) 정비 모습.ⓒ뉴데일리DB
    ▲ 고속철(KTX) 정비 모습.ⓒ뉴데일리DB
    SR은 지난해 45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7년 419억원보다 8.8%쯤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321억원에서 지난해 37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부품 중정비가 예정된 탓에 매출총이익에서 뺄 지출항목이 커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설상가상 고속철 선로용량이 포화상태여서 열차 추가 구매 없이는 매출액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SR 관계자는 "열차 운행에 따른 매출액 증가는 임계치에 거의 도달했다고 본다"며 "앞으로 늘어봐야 1~2%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매출액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고 중정비 비용이 230억원쯤 든다고 가정하면 영업이익은 반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SR 성장세도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SR 한 관계자는 "선로사용료를 50% 내고 코레일에 위·수탁비용까지 주고 나면 100원 팔아 7원쯤 남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올해 추가 지출될 중정비 비용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