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협의서 13% 증가한 확장 예산 주문한국당 "정치적 셈법 예산 좌시 못해"국회 예산처 "국가 채무 빠르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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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슈퍼예산안을 밀어붙이고 있다.출범 이후 꾸준히 예산을 늘려온 문재인 정부도 다소 난감한 기색을 숨기지 못할 정도로 큰 폭의 증액인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2020년 예산안 편성을 논의했다.윤관석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협의를 마친 뒤 "경기대응과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은 보다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를 가져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윤 부의장은 "내년도 총예산 규모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하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대폭 늘어난 예산 액수가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는 당정 의견이 일치했으나 확대폭은 차이가 컸다.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관계자는 "올해 본예산 규모 469조6천억원에서 530조원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말했다.이는 연평균 중기재정지출 증가율 7.3%(2018년~2022년)는 물론 올해 재정지출증가율 9.5%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 13%에 육박하는 수치다.당초 올해 재정지출증가율 수준을 검토했던 기재부 측은 당의 요구에 상당한 난색을 보였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민주당은 또 정부와 잠정 합의한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 '최소 1조원 + 알파'를 추가 책정해 '2조원 + 알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윤 부의장은 "(핵심소재부품 개발에)이번 추경에서 2천720억원을 편성했고, 내년 예산에도 알파의 폭을 과감하고 현실적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상반기 세수가 전년 대비 1조원이 감소하는 등 예산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적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지나친 예산증액을 밀어붙이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윤 부의장은 "내년도 세수 현황 파악을 같이 해서 균형 있는 예산을 가져가되 그 균형 속에서 확장적 예산운용을 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고, 기재부도 의견에 같이 했다"고 했다.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의 예산편성에 대해 "혁신성장 정책의 지원조직이 당초 구상과 달리 민관합동이 아닌 정부 중심으로 구성돼 정책의 효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국회예산정책처는 특히 "2017년 우리나라 GDP 대비 부채 비율은 42.5%로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절대적인 재정 건정성 지표가 아니다"라며 "금융위기 등 대내외적 충격에 따라 국가채무는 매우 빠르게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한국당 관계자도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퍼주기식 예산 마련에 혈안이 된다면 나라 곳간은 곧 텅텅 비게 될 것"이라며 "나라 경제가 이토록 어려울 때 정치적 셈법을 위한 예산 지출을 더이상 좌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