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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한여름보다 뜨거운 대형 SUV 혈전(血戰)이 시작된다. 기아자동차 모하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와 한국지엠 트래버스는 예열을 마치고 출격을 앞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대형 SUV 왕좌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어떤 모델이 팰리세이드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14일부터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의 사전계약을 접수한다. 9월 초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차명은 콘셉트카와 동일한 '모하비 마스터피스'가 유력하다. 기아차는 사전계약에 맞춰 차명과 정확한 제원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출시 이후 두번째 부분변경된 신형 모하비는 신차급 수준의 변화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기아차의 최첨단 안전·편의사양이 탑재되면서, 상품성 또한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신형 모하비는 콘셉트카 마스터피스의 디자인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소형 SUV 셀토스 사례로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셀토스는 지난달 콘셉트카 SP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출시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이전 모델 그대로 유지된다. 후륜 구동 기반의 V6 3.0ℓ 디젤 엔진은 자동 8단 변속기와 어우러져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한국지엠이 선보이는 트래버스 또한 하반기 대형 SUV 시장을 흔들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내달 초로 출시 일정이 확정되면서 신형 모하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트래버스는 북미 모델 기준으로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을 갖췄다. 전장 5189mm, 전폭 1996mm, 전고 1795mm의 웅장한 차체는 3열 고객들에게까지 충분한 레그룸을 선사한다.
파워트레인은 3.6L V6 SIDI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9단 자동변속기와 어우러져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36.7kgf·m의 힘을 뿜어낸다. -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의 올해 1~7월 내수 판매는 3만5162대에 달했다. 노조와 2차례 증산에 합의했음에도 차량을 받으려면 여전히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특히 지난 6월부터 미국 수출을 시작하며 내수 판매가 절반 수준인 3000대 급감했다.
때문에 팰리세이드에 지친 고객들이 경쟁 모델에 눈을 돌릴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신형 모하비나 트래버스가 이 틈을 잘 공략한다면, 팰리세이드 대기 수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한국지엠은 최근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정식 회원사로 가입했다. 수입차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한 수입차란 사실을 강조하며 더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팔지 않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트래버스의 가격대가 국내 모델들에 비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팰리세이드의 최대 강점이 가성비란 대목에서 트래버스와 경쟁할 때 신형 모하비의 우세가 점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생산량을 늘렸어도 여전히 출고까진 대기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린다"면서 "기아차나 한국GM이 대기 고객 잡기에 나설 경우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건은 상품성과 가성비가 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수입차 전략을 펼치는 트래버스가 판매에서 다소 불리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