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집화분, 5일 후인 19일에 배송대리점 등 현장선 대체인력 확보 비상CJ대리점 "협의없는 휴무, 사실상 파업" 비판
  • ▲ '택배없는 날' 기자회견을 갖는 김태완 택배노조 위원장 ⓒ 택배노조
    ▲ '택배없는 날' 기자회견을 갖는 김태완 택배노조 위원장 ⓒ 택배노조

    택배노조가 오는 16, 17일 일제히 휴가를 갖는 ‘택배 없는 날’을 선언했다. 광복절과 일요일 사이에 끼어있는 근무일 이틀을 쉬어, 각 기사에게 총 4일의 여름휴가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14일 현재까지 휴가계획서를 제출한 조합원은 1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과 전국택배노동조합 두 조직이 참여하며, 이들은 대부분 CJ대한통운에 소속돼있다. 휴가를 희망하는 조합원은 이틀간 업무에서 빠지게 된다.

    각 노조원은 소속 대리점에 휴가 관련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 휴가 전 14일까지 집화된 물량 중 식품 등 긴급 배송이 필요한 건은 대리점과 본사에서 처리할 것을 요구 중이다. 의류 등 일반 택배는 복귀일 이후 배송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소비자의 택배 수령은 집화 5일 뒤인 19일에나 가능하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휴가 참가들의 의사 전달을 위해 각 소속 대리점 등에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현재 식품류 긴급배송 등 휴가 운영 계획에 대해 각 조합원이 대리점과 협의를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 ▲ '택배없는 날' 홍보 현수막 ⓒ 택배노조
    ▲ '택배없는 날' 홍보 현수막 ⓒ 택배노조

    ◇ 택배현장 “배송차질은 누가 책임지나… 협의 없는 강행 유감”

    지역대리점 등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협의 없이 노조의 선언만으로 집단 휴가를 인정하라는 것은 사실상 파업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선 휴가 기사의 빈자리를 메울 대체 인력 확보로 비상이다. 휴가자가 몰려있는 대리점의 경우 대체 기사를 투입해도 배송 차질이 불가피하다. 본사도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내부 대책을 논의 중이다.

    CJ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연속·신속성이 중요한 택배업 휴뮤의 경우 갑작스런 통보가 아닌 고객사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한 연간 계획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서 “휴가는 같은 대리점 소속기사 간 순번을 갖고, 빈자리를 메워주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간 동안 고객사와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영·동료 기사에게 휴가자 물량을 분배해 처리할 계획”이라며 “다만 일부 노조원은 휴가 기간 중 대체 인력의 배송을 거부하고 있어 마찰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파업 땐 대체 배송으로 큰 마찰이 일었다. 당시 본사와 대리점은 직영 인력을 투입해 배송을 시도했지만, 일부 노조원이 ‘물량 빼돌리기’를 멈추라며 반발해 무력 충돌까지 벌어졌다. 자칫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까 현장은 우려하는 분위기다.

    CJ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휴가 중 물량은 결국 비(非)노조 동료기사에게 떠넘겨질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한 차질은 소비자·고객사 피해로 돌아간다”며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노조원의 집단 휴가 요청은 사실상 파업과 같으며,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