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상반기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연초 잇따른 돌발 악재에도 선방·만족 평가"하반기는 진짜 어려울 것" 위기에 몸낮추기
  • 증권업계가 잇따른 돌발 변수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반면 악재들을 직면하고 있는 3분기부터는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KB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도 전년 동기대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를 시현했다.

    상반기 미중 무역전쟁, 대북 리스크, 한일 통상갈등 등 증시를 흔들었던 악재들이 많았지만 증권업계는 예상을 깨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상반기 국내 증권업계의 호실적은 국내 증시의 흐름과 무관하게 IB 부문을 키워낸 결과가 상반기에도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는 IB 관련 순영업수익이 약 620억원으로, 전분기(530억원) 대비 16% 늘고,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B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대비 70% 뛰었다.

    NH투자증권 역시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상반기 1위 회사답게 높은 수준의 IB부문 수익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대비 다소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삼성증권도 IB부문에서는 2분기 사상 최대치(282억원)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IB 부문에서 지속적인 자기자본 투자 등으로 결실을 냈고,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평가 이익이 늘어나며 실적을 더욱 끌어올렸다.

    반면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일제히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갈수록 높아져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이 안갯속이다.

    여전히 증권사들의 주요 사업부문인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고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주식 거래 규모가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8조5937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0%, 전월(6월)대비 3.4% 감소한 수준으로 증권거래세가 인하됐음에도 악재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인 신용융자 잔고 역시 8일 기준 8조1821억원으로 지난 6월말 10조4701억원에 비해 20% 이상 급감했다.

    일본 통상분쟁 이후 증시가 크게 빠지면서 신용융자 잔고 역시 뚜렷한 하락세가 이어지며 브로커리지 부문의 타격이 예상된다.

    글로벌 지수의 동반 하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역시 지연돼 수수료와 운용수익 역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LS 조기상환이 줄어들면 증권사 트레이딩 파생운용 이익은 물론 신규 발행도 감소해 수수료수익에도 영향을 받는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9월까지 브로커리지부문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홍콩 H지수의 부진으로 ELS의 조기상환 역시 늦어지고, 주식 관련 자기자본투자(PI) 성과도 불확실해 증권사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결국 각 증권사별 체력이 하반기 성적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글로벌 증시 부진 속에서 국내외 투자, 상품 운용 등 중장기적인 사업을 꾸준히 만들어오고, IB와 WM, 트레이딩 부문을 꾸준히 만들어온 증권사들이 불안 요소가 많은 하반기에 선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