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기관 간접규제 나설 수도""현지 진출 기업·금융기관 피해대책 마련해야"규제 장기화시 수출차질·생산둔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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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최근 일본과의 무역마찰 등으로 시작된 반도체 소재 국산화 추진 정책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한은은 부품 소재 국산화는 단기적 관점에서 한계가 있으며, 이에 따른 생산물량 축소와 설비투자 지연 및 취소도 우려했다.심재철 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한국은행 내부보고서를 살펴보면 수출규제 대상인 핵심소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아 수출 지연 및 불허시 국내 IT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이는 소재부품 국산화 의지와는 결이 다른 분석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전북 전주 한 탄소섬유 공장을 찾아 "핵심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제조업 강국 한국의 저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은은 "일본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장기화 될 경우 우리 신산업(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육성 계획도 일정 부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해 IT산업뿐만 아니라 여타 산업도 수출 둔화와 생산차질이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한은은 특히 일본의 금융규제 추가 가능성에 대해 "일본 정부 입장을 의식해 일본 금융기관도 보수적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한은은 "일본의 금융규제 가능성은 향후 갈등 전개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예단하기 곤란하다"면서도 "국가간 갈등이 첨예화될 경우 일본 정부의 직·간접 규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금융규제로는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 및 규제를 강화하는 간접적 규제 가능성이 점쳐진다.만약 일본의 간접규제가 현실화되는 경우 현지 한국기업의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신인도 저하 및 자금조달비용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초래된다고 한은은 판단했다.현재 일본에는 우리나라 은행 6개사, 기업 244개사가 진출해 있으며 현지 자금을 조달하는 현지법인은 166개사에 달한다.하지만 "국내외 소재 우리 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여신 회수 등 직접 규제는 실시 가능성 및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계 외은지점의 한국기업 여신은 전체 기업대출의 2%로 국내은행의 대 일본 외화부채는 총 대외부채의 3.8%보다 적다. 또 일본 투자자의 국내 증권투자 잔액은 외국인 총 잔액의 2.2% 수준이다.한은은 "일본의 금융규제가 현실화된다면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 환율 및 금리 등 변동성 확대 등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심 의원은 "정부는 일본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과 법인, 은행들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