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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고객인데도 불구하고 은행의 대출 거절로 2금융권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26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저축은행 이용자들의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인 고객 23.7%도 저축은행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 3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인 고객은 39.1%에 달했다.
이들이 시중은행을 떠나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옮긴 이유는 대출 한도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자 마지못해 2금융권으로 향한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1/4가량이 충분한 대출 한도 때문에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에서의 대출 거절 때문이란 답변도 15% 이상 됐다.
응답자의 평균대출금리는 8%로 전체 저축은행 평균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대출을 받았다.
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도 우량고객을 흡수하는 요인 중 하나다. 간단한 신용정보 입력만으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작용한 것이다.
최근 저축은행의 개인대출 판매 채널을 보면 창구를 통한 이용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은행보다 높은 금리는 부담이다.
가장 개선이 필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 비중을 보면 대출 금리라고 답한 비중이 49.2%에 달했다.
이어 설문 응답자 중 연체를 경험한 고객은 12.6%에 달했으며 연체를 경험하지 않았어도 대출 원리금 상환이 힘들다고 응답한 고객도 42.2%로 높았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저축은행 대출 이용자 중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들도 금리 및 상환 부담이 상당함에도 대출 한도 및 대출 거절에 대한 불안 등으로 불가피하게 저축은행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 이규복 선임연구위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용자들은 다른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저축은행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대출상품 이용과정에서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보통 이하로 응답한 비중을 보면 대출 금리가 가장 높고, 그 다름은 연체 시 추심이 높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관리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기반의 영업행태를 보임에 따라 대출을 받은 이후에는 금리 등이 유리하다면 언제든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고객군이 대부분”이라며 “저축은행도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 해당 지역의 고객들에게 특화된 서비스와 차별화된 고객 관리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군을 만들어가는 영업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