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출입 허용 법 개정 수년째 아무런 진척 없어해수부 실세 장관들 목소리 높였지만 결국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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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크루즈(유람선) 산업 육성을 위해 선상 카지노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태도지만,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열쇠를 쥔 문화체육관광부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 크루즈.ⓒ연합뉴스
27일 해수부 등에 따르면 크루즈 산업 활성화와 국적 선사 육성을 위해 선상 카지노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지만, 관련 부처 간 논의는 수년째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국적 선사 탄생과 산업 육성을 위해 선상 카지노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지만, 문체부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문체부는)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여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 2015년 유기준 전 장관 시절부터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허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은 국적·외국적 크루즈 구분 없이 공해상에서는 카지노 출입이 허용된다. 영해에선 국적·외국적 크루즈 모두 대부분 금지한다.
내국인은 외국적 크루즈에서는 형법상 일시적인 오락 정도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원칙적으로 출입이 허용된다. 국적 크루즈는 출입이 안 된다.
해수부는 국적 선사가 외국적 크루즈와 경쟁하기 위해선 공해상에서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동안 크루즈산업법 개정이나 예외조항 신설,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해왔으나 허가권을 쥔 문체부 반대에 가로막혀 아무런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도 취임 이후 선상 카지노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장관은 지난 4월26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크루즈 사업에서 주요한 위락시설 중 하나가 카지노"라며 "크루즈 내 카지노 영업이 어렵게 돼 있는 국내 법규를 푸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지노가 주요 위락시설이라면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외국인 이용도 제대로 못 하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수부 바람과 달리 문체부가 태도를 바꿀지는 미지수다. 해수부 관계자는 "(문체부는)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면 다른 데서도 카지노 사업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할 게 불 보듯 뻔해 어렵다는 견해"라며 "현재 강원도 정선 카지노만으로도 사행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는 만큼 시기상조라는 태도"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위 실세 장관이라고 불렸던 유기준, 김영춘 전 장관 모두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규제 완화를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현재 해수부의 위상이나 여건을 볼 때 당분간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 ▲ 문성혁 해수부 장관.ⓒ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