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사상 첫 e스포츠 관람… 정부 지원 본격화문체부·지자체, e스포츠 경기장 조성 '박차'게임업계, '보는 게임' 집중… e스포츠 사업 대규모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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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스포츠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움직임이 민관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스웨덴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e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면서 정부의 e스포츠 지원 등 정책 추진에도 한층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e스포츠는 최근 스포츠의 또 다른 종목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5G의 등장과 함께 놀라운 속도로 e스포츠가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며 "서로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가상 공간에서 만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e스포츠의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63억 9161만 달러로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66.9%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대비 약 8% 증가한 수준으로 관련업계에선 e스포츠 산업의 성장세에 따라 게임산업 수출액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은 "글로벌 게임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e스포츠 산업도 동반 성장하는 등 보는 게임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e스포츠 중계권 수익은 전년대비 88.5%p 늘어난 1991억 7920만원을 기록했으며 시청자 수도 올해 2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스포츠 시장의 성장세와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도 부족한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다. 지난 4월 부임한 박양우 문체부 장관 역시 여러 공식행사에서 e스포츠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문체부는 오는 2022년까지 지역 상설 경기장 5곳을 신규 구축하고 내년까지 전국 주요 PC방 100곳을 선정, e스포츠시설로 지정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지원 예산은 총 90억원(2019년 66억원, 2020년 24억원)으로 부산, 대전, 광주 등 3개 지역에서 경기장 구축을 시작했으며 2021년 예산안이 확정되면 2개 지역을 추가로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경기도 판교에도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들어선다. 성남시는 지난달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유치에 성공, 2022년까지 분당 환상어린이공원에 경기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경기장은 연면적 8500㎡ 규모로 도비 100억원, 시비 150억원, 민간 46억원 등 29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7개월 간 협회장 자리가 공석이었던 한국e스포츠협회도 지난해 12월 김영만 신임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협회는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로 승인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국제 e스포츠 기구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게임업계 역시 일찍부터 미래 먹거리로 e스포츠를 선정, 관련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컴투스는 자사 대표작 '서머너즈 워'의 e스포츠인 'SWC'를 3년 연속 개최하며 글로벌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년 대회 상금 규모를 늘리고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대표 e스포츠로 자리매김했으며 올해에는 문 대통령의 방문으로 화제를 모았다.

    넥슨 역시 자사 인기작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등을 활용한 e스포츠 대회를 진행 중이며 한빛소프트도 자사 리듬게임 '오디션'의 e스포츠 정식 종목 채택에 따라 국내외 대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도 '테라', '배틀그라운드' 등 유명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크래프톤은 지난 14일 넵튠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넵튠은 e스포츠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자회사 넥스포츠를 설립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이번 투자를 통해 넵튠과 e스포츠 사업 제휴에 대해 긴밀히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e스포츠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따라 미래 성장동력으로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민관의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진정한 e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적자원 양성 시스템 마련 등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