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메라 전략 '트리플→쿼드' 전환오포 등 中 제조사도 '쿼드 카메라' 발표MLCC 부진 속 매출 확대 가능성 유효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주력사업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의 수요 회복 지연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스마트폰 스펙이 '트리플 카메라'를 넘어서 '쿼드 카메라'로 확대되면서 모듈솔루션 사업을 바탕으로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

    삼성전자가 최근 플래그십 모델에 쿼드 카메라를 장착하면서 빠른 전환을 이뤄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도 잇따라 쿼드 카메라 탑재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이 트리플 카메라에서 ToF(비행시간 거리측정) 등을 추가한 쿼드로 전환하는 추세다.

    실제 삼성전자는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9 프로에 세계 최초로 쿼드 카메라를 적용한 데 이어 올해 출시한 갤럭시S10 5G, 갤럭시노트10+ 등 플래그십 모델에도 쿼드 카메라를 탑재하면서 스펙 상향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카메라 갯수가 늘어나면서 모듈을 공급하는 계열사 삼성전기의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듀얼, 트리플 등 스마트폰의 카메라 확대 효과로 올 상반기 카메라모듈 평균판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66.6% 상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스펙에 집착하는 중국 제조사들도 잇따라 쿼드 카메라 탑재를 발표하면서 삼성전기의 고부가 모듈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오포는 저가 브랜드 '리얼미' 제품을 중심으로 6400만 화소 쿼드 카메라를 탑재하겠다고 밝혔으며 출시를 앞둔 화웨이의 '메이트30'도 후면에 쿼드 카메라를 배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후발 주자인 중국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스펙에 신경을 기울이기 때문에 고스펙 제품을 빠르게 탑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MLCC가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와 IT 기기의 시황 둔화 등으로 상반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쿼드 카메라 전환 바람이 불면서 삼성전기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MLCC 수요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에는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카메라 전략이 트리플 쿼드로 전환되면서 카메라모듈의 평균공급단가(ASP)가 상승할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5G폰 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MLCC 수요도 확대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