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 럭셔리 상위 브랜드 안다즈, 한국 상륙럭셔리 브랜드보다는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수준호텔업계 "럭셔리 벗어난 가격 정책 의아"
  • ▲ 안다즈 서울 강남. ⓒ안다즈
    ▲ 안다즈 서울 강남. ⓒ안다즈
    글로벌 호텔 그룹 하얏트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안다즈’의 첫 한국 지점인 안다즈 서울 강남(이하 '안다즈 강남')이 개관했다. 국내 럭셔리 초호화 호텔 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보급형'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세계 21번째, 아시아 4번째로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안다즈 강남은 하얏트 그룹의 호텔 브랜드다.

    객실 가격은 일반룸 28만원부터 디럭스룸은 30만원 중후반, 스위트룸은 60만원 대 이상,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바비큐가 가능한 넓은 테라스 공간과 바, 주방, 다이닝 공간, TV룸 등으로 이뤄져 있는 17층의 최고급 스위트룸 '강남스위트 펜트하우스'는 커넥팅룸을 포함해 약 50평형대로, 비성수기 기준 최저 1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이에 대해 국내 호텔업계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업계는 통상 1박에 400달러 이상을 '럭셔리 브랜드'로 칭하고 있다. 그러나 안다즈는 오픈 특가를 감안해도 이를 훨씬 밑도는 데다, 펜트하우스 가격인 1000만원대도 국내 럭셔리 브랜드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국내 럭셔리 브랜드 호텔의 최고급 객실가는 1박당 2000만원을 웃돈다. 국내에는 포시즌스 호텔과 롯데 시그니엘 호텔이 럭셔리 호텔로 분류된다.

    같은 하얏트 계열인 그랜드하얏트서울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의 일반객실 요금은 30만원 후반대~40만원 초중반대 수준이다.

    국내호텔 관계자는 "안다즈라는 브랜드는 기존 하얏트그룹 브랜드인 그랜드하얏트와 비슷한 럭셔리 브랜드 계열이라며 "오픈특가라든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소 의아한 가격대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안다즈 브랜드로 봤을 때도 낮은 수준이다. 가장 가까운 안다즈 도쿄와 오는 21~22일 주말 기준으로 인터넷 최저가를 비교한 결과, 기본룸 가격은 안다즈 강남이 40만원대로 도쿄(120만원대)의 1/3 수준이었다.

    같은 날 안다즈 싱가포르 역시 65만원을 웃도는 요금을 형성됐다.

    이에 대해 안다즈 관계자는 "나라의 특성"이라며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호텔 객실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의 경우 비수기에는 20만원대 후반이나 30만원대로 내려가기도 한다"며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안다즈의 이 같은 전략이 자칫 한국의 럭셔리 호텔 시장 수준 자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국내 업계 사이에서는 하얏트 브랜드 포트폴리오 중 최고급 브랜드 라인업인 안다즈 진입은 국내 럭셔리 호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 바 있다.

    또 다른 국내 호텔 관계자는 "안다즈 강남의 가격 정책을 보면 럭셔리 브랜드라고 부르기는 쉽지 않은 수준"이라며 "기존 국내에서 '6성급' 초호화 브랜드를 내세우는 럭셔리 호텔들과 비교하기에는 특성이 다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가격이 조금 높은 부띠크 호텔, 비즈니스 호텔 개념으로 봐야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다즈 측은 안다즈의 '럭셔리' 개념은 가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럭셔리 호텔이라는 기준을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안다즈 관계자는 "안다즈 강남이 내세우는 것은 초호화가 아니다"라며 "안다즈가 생각하는 럭셔리는 사치품이나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의미를 주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물건, 시간, 공간 등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치품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로컬라이징이나 현지 경험을 주는데 치중한 호텔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안다즈가 내세운 것은 하얏트그룹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세계적 수준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다.

    후안 메르카단테 안다즈 강남 총지배인은 “안다즈 강남은 각기 다른 5개의 컨셉트를 아우른 레스토랑, 웰니스(Wellness)공간과 맞춤형 이벤트 공간 등 최고급 시설을 갖췄다”라며 “하얏트그룹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안다즈 서울 강남 킹 디럭스 룸. ⓒ안다즈
    ▲ 안다즈 서울 강남 킹 디럭스 룸. ⓒ안다즈
    하얏트그룹에 10년 가까이 몸담은 메르카단테 총지배인은 멕시코 하얏트 리젠시 멕시코 시티(Hyatt Regency Mexico City) 지배인을 거쳐, 그랜드 하얏트 플라야 델 카르멘 리조트 (Hyatt Playa Del Carmen)의 총지배인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