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디렉터가 페이스북으로 간 까닭?'… 이연주 페이스북 팀장

"'내가 만들고 있는 크리에이티브가 사람들을 잡아 당기고 모을 수 있는 힘이 있는가, 이것이 제 커리어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연주 페이스북 팀장은 20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X서울 페스티벌 라이브 포럼 무대에서 '대행사 아트디렉터는 왜 페이스북으로 갔을까?'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이연주 팀장은 광고대행사에서 페이스북으로 이직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함께 현재 페이스북 내 크리에이티브 조직 및 업무에 대해 공유했다.

이 팀장은 국내 대표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과 삼성전자의 사내밴처 '씨랩(C-LAB)' 등을 거쳐 올해 페이스북의 크리에이티브 조직인 '크리에이티브샵'으로 이직을 결정했다. 

그는 "TVC라는 매체의 한계를 느끼면서 나만의 크리에이티브 방향성을 잡게 됐다"며 "한 방향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매스미디어의 평면적 커뮤니티보다는 입체적이면서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스북으로의 결정적인 이직 배경은 '그래비티', 즉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크리에이티브가 사람들을 잡아당기고 모을 수 있는 힘이 있는가', '내가 만들고 있는 크리에이티브가 힘을 갖을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커리어를 정하는데 중요한 원칙으로 작용했다"고 피력했다.

이 팀장이 속한 크리에이티브샵은 끊임없는 가설 설정과 실험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수립한다. 기술 플랫폼 기업이라는 강점을 활용, 보다 빠르게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정보를 습득해 차별화된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외부 에이전시 등 파트너사와도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실험한 맥도날드의 배달 주문 서비스 '맥딜리버리'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맥딜리버리 도입 당시 페이스북은 고객들의 관심과 이용률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술 파트너사와 협력, 실시간 지역 정보를 페이스북 플랫폼과 매칭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비가 올 경우 해당 지역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게시물에 맥딜리버리 이용을 권유하는 광고가 나타나는 형태다. 이를 통해 맥딜리버리 주문율은 87%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팀장은 크리에이티브샵의 중요 업무로 '건강한 커뮤니티' 조성을 꼽았다. 크리에이티브샵은 올해 인스타그램의 AR 필터를 활용해 성소수자들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는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은 페이스북의 미션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AR 필터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하고 그들의 호감도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 팀장은 '출근하자마자 페이스북하기', '출퇴근 유무에 대해 묻지 않기', '직원들의 입사 기념일 챙기기' 등 페이스북만의 다섯 가지 차별화된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입사 이후 느낀 페이스북에서의 생활은 굉장히 자유롭고, 사람들과 끊임없이 연결하는 행사가 많으며 포용 문화가 정착해 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조직문화는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24회를 맞은 칸 라이언즈 X 서울 페스티벌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다양성(Diversity), 접근성(Accessibility) 등을 주제로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마케팅 캠페인 전략을 공유한다. 주요 세미나와 수상작들을 상영하고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의 인사들을 초청해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20일까지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