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업 지속추진·우호적 인프라 재구축 등 5개 공동선언 발표양국 협회, 국경 없는 협업 확대김윤 한일경제협회장 “이웃과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사갈 수는 없다”
  • ▲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오른쪽)과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이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오른쪽)과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이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한일 경제인들은 이번 회의에서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경제교류 유대감을 재확인했다. 경제계는 양국을 잇는 가교로 보완관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한일 경제인들의 절박한 호소다. 정치외교적 문제에서 촉발된 한일 관계 악화에 경제인들이 목소리를 냈다. 양국이 극심한 갈등 국면에 있지만 경제 만큼은 동반자적 위치에서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는 24~25일 양국 경제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했다. 첫날에는 개회식과 기조연설, 특별강연 등이 진행됐고, 이튿날인 25일에는 토론회와 한일 공동성명, 기자회견 등이 진행됐다.

    이 회의는 국교정상화 4년 뒤인 1969년 한일 경제협력 증진을 취지로 시작됐다. 이후 각 나라를 오가며 대표적인 민간 중심의 경제협력 행사로 자리잡았다. 올해 51회 행사에 우리나라에서는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등 203명이, 일본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등 10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행사 말미 ‘격동하는 세계경제 속의 한일협력’이란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제3국에서의 한일 협업 지속 추진 ▲양국 고용·인재개발 등 공통과제 해결 협력 ▲경제·인재·문화· 교류 지속확대 ▲우호적 인프라 재구축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협력 등이다.

    양국 협회는 “올해 회의에서 한일협력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며 “양국 경제계는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국경 없는 협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일의 호혜적인 경제관계의 유지·발전을 위해선 정치외교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경제계는 양국 정부의 대화 촉진에 의해 한일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도록 적절한 조치가 강구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윤 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공동선언문에 담았던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양국간 심각한 갈등이 있지만 경제인이 선두에 서서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목소리다.

    아울러 정치외교적 어려움이 있어도 경제교류가 더욱 활발해져 글로벌마켓에서 양국이 더 큰 성장을 이뤄야한다고 말했다.

    회의를 마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김윤 회장과 사사키 미키오 회장의 입장은 명확했다. 양국 정부가 풀 수 없는 실타래를 경제인이 앞장서 해결하자는 의견이다.

    김윤 회장은 “우리나라 정부는 투트랙전략을 내세워 정치와 경제문제를 별도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두 분야를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양국 경제인들이 협력해 ‘윈윈’ 기회를 만든다면 이러한 행동 자체가 양국 관계에 여러 가지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회의 참석자들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이웃이라는 말을 참 많이 했다”며 “이웃과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사를 갈 수는 없는 것이다. 하루 빨리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사사키 회장은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솔직히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게 많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김윤 회장은 “소비자의 권리는 본인이 좋아하는 물품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이라며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넓은 아량을 가지고 국가문제를 떠나 원하는 물품을 구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한일경제인회의는 당초 지난 5월 13~15일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국 관계 악화 등으로 연기돼 9월에 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