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40% 꿀꺽'美 VS 中' 무역분쟁 기점 급성장삼성, 스마트폰 생산 전면 철수 결정… ODM 등 전략 재편
  •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등 자국 제조사 제품 판매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 미중(美中)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에 비하면 화웨이는 30%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안방시장을 완전히 사수했다.

    유일하게 중국에서만 1% 미만의 점유율로 고전하던 삼성전자는 결국 이달 말을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전면 철수키로 했다. 높아진 인건비가 중국 생산을 접는 결정적 이유지만 중국 정부의 화웨이 몰아주기가 가속화되는 분위기도 탈중국을 재촉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41%를 넘어섰다. 화웨이 점유율은 올 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심화되기 시작하던 시점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1년 전 대비 점유율을 15%포인트 가까이 늘리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에만 해도 화웨이의 점유율은 27% 수준이었다.

    화웨이를 제외한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와 비보, 샤오미도 화웨이 몰아주기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이 세 곳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8월에만 해도 52%를 넘었지만 올 8월 기준으로는 47%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줄어든 점유율만큼을 사실상 화웨이가 가져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시장에서 1%대 점유율을 사수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는 이 시기동안 갤럭시S10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1% 벽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했지만 막강한 화웨이에 밀려 여전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말 기준으로는 0.7%의 점유율에 그쳤다.

    삼성은 본격적인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이미 크다고 판단하고 중국 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후이저우 공장을 정리할 준비를 해왔다. 최근에는 최종적으로 이 같은 생산 철수를 선언하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장 가동 중단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톈진에 가동 중이던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했다. 톈진 공장은 중국 내수 물량과 함께 글로벌용 제품을 생산했던 곳으로 후이저우에 앞서 문을 닫았고 내수 전용 제품을 생산하던 후이저우 공장마저 이번에 폐쇄키로 하면서 중국 생산 삼성 스마트폰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신 중국 현지 ODM(제조사개발생산) 체제를 가동해 대응키로 했다.

    삼성이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생산을 완전히 접는데는 결정적으로 지난 10여 년간 높아진 인건비가 영향을 미쳤다. 인건비가 높아진 중국 대신 베트남이나 인도 등으로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해 온지 오래다.

    하지만 이와 함께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앞서 집계된 점유율에서 알 수 있듯 자국 제조사 중심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게다가 이 같은 화웨이 중심 시장을 중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을 비롯한 외산 스마트폰업체들이 성장에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 최소한의 수준으로 대응하는 전략으로 선회해 실리를 추구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는 ODM 방식을 확대해 이 같은 탈 중국 전략에 보다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