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열사별 KPI 평가에 사회적가치 측정지표 50% 반영하이닉스·이노 등 제조기업, 환경 점수 낮아 ‘불리’… 측정 시스템 조정포스코, SK式 측정시스템 도입… KPI에 사회적가치 성과 포함 검토
  • ▲ 정현천 SK 부사장(SV추진팀장)이 2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정현천 SK 부사장(SV추진팀장)이 2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올해부터 계열사별 KPI 평가에 사회적가치 측정지표를 50% 반영한다. 단, 환경적 측면 등에서 낮은 수치를 받을 수 있는 계열사도 있어 업종별로 특수성을 고려한다.”

    정현천 SK 부사장(SV추진팀장)의 말이다. 그는 2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SK그룹은 올해부터 계열사의 평가지표인 KPI(핵심성과지표)에 사회적가치 창출성과를 절반 가량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는 올해 사업성과를 돌아보며 KPI 측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준은 DBL(더블보텀라인)이다. DBL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는 것처럼, 사회적가치 창출성과를 화폐 단위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SK그룹은 지난 5월 지난해 DBL 성적표를 발표한 바 있다. 성과는 ▲경제간접 기여 ▲비즈니스 ▲사회공헌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이나 사회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부문이다.

    이로 인해 하이닉스와 이노베이션 등 생산공정에서 불가피하게 온실가스나 폐수 등이 나타나는 계열사는 비즈니스 사회성과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하이닉스는 -4563억원, 이노베이션은 -1조1884억원이다.

    이를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KPI에 반영한다면 하이닉스와 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당히 낮은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의 성적은 임직원의 연봉인상 및 성과급 등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똑같은 평가기준이 적용된다면 두 계열사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공산이 크다.

    정현천 부사장은 “에너지화학 기업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 등으로 DBL 측정에 있어 마이너스 성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룹에 동일한 KPI 측정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하이닉스와 이노베이션 등은 제조기업임을 감안해 계열사별로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최태원 SK 회장. ⓒSK
    ▲ 최태원 SK 회장. ⓒSK
    아울러 정 부사장은 포스코와의 협력 사례에 관해서도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것처럼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기업시민’을 주창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두 최 회장은 지난 8월 서울 모처에서 만나 사회적가치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했다. 이후 두 기업은 가치창출을 위해 손잡고 포항과 울산 등 지역사회를 돕는 일에서부터 협력을 시작했다.

    강동수 SK SV추진팀 담당은 “포스코와는 사회적가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특히 SK가 실시 중인 가치측정 시스템을 포스코도 시작할 예정이어서, 조금씩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조만간 ‘중기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SK처럼 사회적가치 창출성과를 KPI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측정 시스템은 SK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이는 최정우 회장의 직속조직인 기업시민실과 전략기획본부가 협력해 추진 중이다.

    정현천 부사장은 “SK가 좋은 기업이라서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선 과거처럼 경제적가치만 추구할 수 없어서다. 다른 기업도 하루 빨리 우리의 활동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끝맺었다.

    한편, SK그룹은 지난 5월 그간의 사회적가치 창출활동을 집약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를 진행했다. 첫 행사임에도 100여곳의 기업과 5000여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SK는 SOVAC을 연례행사로 개최하기로 했다. 다음 행사인 SOVAC 2020은 올해와 달리 이틀에 걸쳐 내년 5월 7~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