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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의 해상사고 후폭풍이 현실화됐다. 선박 사고 이후 연료유 해소 작업에서 기름이 일부 유출되면서 미국 현지 매체와 환경단체 등이 해양오염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8일 미국 C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골든레이호 사고가 발생한 조지아주 세인트 사이먼스 사운드 근처 해변에서 타르볼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타르볼은 바다 위를 떠돌던 기름 덩어리의 표면 휘발성분이 날아가면서 탁구공 혹은 야구공 크기로 딱딱하게 굳어진 것을 말한다.
세인트 사이먼스 사운드 사고 통합 사령부는 현재 사고 이후 전복된 골든레이호의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해 연료유 해소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량의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고, 주변 지역에서 타르볼이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글로비스의 대형 자동차 운반선(PCC) 골든레이호(7만1178톤)는 지난달 8일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1.6km 거리의 해상에서 현지 도선사에 의해 도선되던 중 선체가 기울어지면서 뒤집어졌다. 골든레이호는 2017년 건조된 자동차 전용 운반선으로, 사고 당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차량 4000여대를 선적하고 있었다.
사고 당일 미국 해안경비대는 선원 23명(한국인 10명, 필리핀인 13명) 중 19명을 바로 구조했고, 기관실에 갇힌 한국인 선원 4명은 사고 발생 41시간 만에 구조를 완료했다.
인명구조는 무사히 마쳤지만, 해상에서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속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고 당시 골든레이호에는 113만5000리터(30만갤런)의 연료유가 저장돼 있었다. 선박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연료유 해소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주까지 51만4816리터(13만6000갤런)가 바지선을 통해 옮겨졌다.
세인트 사이먼스 사운드 사고 통합 사령부는 해변에 타르볼이 있을 수도 있다고 사람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상태다. CNN 보도에 따르면 사고 통합 사령부는 해당 지역에 타르볼 경고를 내리고 "수영을 하다가 만약 기름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즉시 물에서 나오라"고 권고했다.
현재 상황에서 현대글로비스의 기름 유출 사고와 타르볼의 연관성을 명확히 확정짓긴 어렵지만, 현지 환경보호청과 환경단체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환경보호청 관계자는 "골든레이호 사건 이후 지금까지 24사건의 기름 목격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그 중 19건은 골든레이호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해안에서 거의 10마일을 따라 기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사고 통합 사령부는 현대글로비스의 선박에서 기름 유출이 있었지만 하루 만에 차단됐다는 설명이다. 현대글로비스 측도 현지에서 즉시 방지 작업을 실시했고, 추가 유출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연료유 해소 작업을 위해 현지 방지업체를 위탁하고 미국 해안경비대(USCG), 조지아주 정부, 환경단체 등과 공동으로 협력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선박이 전도된 이후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연료유 해소 작업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일부가 바다로 들어갔다"면서 "즉시 방지작업에 나섰고, 추가 유출도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사고 이후 미국 사고조사당국인 해안경비대, 국가교통안전위원회와 함께 사고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액도 전부 보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골든레이호는 국내 보험사인 현대해상화재보험에 선체보험을, 영국보험조합인 노스오브인글랜드 P&I 어소시에이션에 선주책임상호보험을 각각 가입했다.
선체보험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상하는 보험이며, 선주책임상호보험은 선체보험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손해를 선주들이 조합을 구성해 서로 보상하는 상호보험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인해 현대글로비스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