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캘리스코 대표, 일단 승소했지만 안심하기 일러법적 소송·지분 대결 구도·캘리스코 실적 관리 등 과제 산더미
  • ▲ 사보텐 로고.
    ▲ 사보텐 로고.
    아워홈 오너가 남매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실적 하락세를 벗어나야 하는 캘리스코와, 아워홈 '재입성' 가능성이 나왔던 구 대표가 함께 현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캘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억3287만원으로, 전년(9억9400만원) 대비 66.5% 떨어졌다.

    2015년 아워홈 구매식재사업본부장에서 해임된 구 대표는 다음해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후 구 대표는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아워홈 '재입성' 가능성까지 대두됐다.

    당시 구 대표는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캘리스코의 대표 브랜드인 사보텐의 경우 2016년 69개까지 점포가 늘었다. 그 해 캘리스코의 매출은 638억5400만원으로 전년인 2015년 매출보다 100억원 넘게 증가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은 13억200만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7년 부터 조금씩 실적이 하락했다. 2017년 매출은 786억4700만원을 기록하며 소폭 올랐지만 영업이익이 9억대로 밀려났다.

    이후 지난해 다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데다 사보텐의 점포 역시 점점 줄어 지난해 기준 57개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의 법적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구 대표의 고민이 무겁게 됐다.

    앞서 아워홈은 캘리스코에 지난 12일까지 식자재와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 등 공급을 중단하고, 12월31일까지 회계·인사 등 관리 IT 서비스계약 등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구 대표는 법원에 상품공급과 운영시스템, 사보텐 가공위탁 용역 공급을 중단하지 않게 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했다. 

    사실상 법원이 구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구 대표는 일단 내년 4월까지 식자재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아워홈의 3대주주인 둘째 여동생 구명진씨가 신청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조건부 허가하기도 했다.

    구명진씨는 아워홈 실적이 하락하고 있고 구 부회장의 경영방식이 불투명하다고 문제삼으며 주총 소집을 요구해왔다. 구 부회장은 사실상 두 동생에게 모두 패소하며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구 대표가 안심하기는 이르다. 일단 캘리스코의 실적도 당장은 좋지 않고 내년 4월까지 안정적인 식자재공급처와 정보통신기술(IT) 서비스 제공 업체를 찾거나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 ▲ 구지은 대표. ⓒ캘리스코
    ▲ 구지은 대표. ⓒ캘리스코
    구 대표가 캘리스코의 실적을 끌어올리면서도 매장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일단 구 대표가 자신의 경영 역량을 입증하기 위한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녀인 구미현씨의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대주주인 구 부회장과의 대결 구도에서 이기려면 구 대표는 구미현씨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현재 아워홈 오너가의 지분 구조는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38.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20.67%, 구명진씨 19.60%, 구미현씨 19.28% 순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미현씨는 현재로서 구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구지은 대표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구 대표는 일단 캘리스코의 실적을 끌어올려 자신의 경영 역량을 입증하는 한편 식자재, IT 시스템 등 여러 가지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워홈과의 법적 분쟁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어 어떤 대비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