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전자와 냉연 도금재 톤당 2만원 인상 합의이달부터 르노삼성 차강판 가격도 톤당 2~3만원 올리는데 성공후판 협상만 남아…수요가 잇따른 가격 인상에 현대重 등 조선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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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국내 수요가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이달 초 르노삼성의 자동차강판에 이어 최근 LG전자의 냉연도금강판 가격 인상에도 성공한 것.

    포스코 4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이같은 결과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조선사와의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LG전자와 냉연 도금재 공급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가격 인상은 10월 출하되는 제품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해당 제품은 전기아연도금강판(EGI), 알코스타(ALCOSTA), 포스맥(Pos-Mac) 등이다.

    알코스타는 이중 용융 알루미늄 도금강판을 말한다. 내식성이 우수해 가전에선 전기밥솥에 주로 쓰인다.

    포스맥은 마그네슘이 첨가된 삼원계 합금도금강판을 뜻한다. 기존 아연도금제품(GI)에 비해 내식성이 5배 이상 뛰어나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WP)인 포스맥을 올해부터 LG전자 에어컨 실외기 소재로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최근 LG전자와 냉연도금재 가격 협상을 진행한 결과 톤당 2만원 인상에 합의했다"며 "삼성전자와 진행 중인 가격 협상은 여전히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이달 초 르노삼성에 공급하는 자동차강판 가격도 톤당 2~3만원 인상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가 국내 완성차업체와의 가격 협상에서 인상에 합의한 것은 지난 2017년 하반기 이후 2년 만이다.

    이처럼 포스코가 여의치 않았던 수요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성과를 낸 것은 철광석 등 원료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이달 11일 기준 톤당 93달러를 기록했다. 7월 초만 해도 톤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들어 톤당 80~90달러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급등한 철광석 가격으로 인한 원가부담을 호소하며, 가격 인상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시선은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과의 후판 가격 협상으로 향하고 있다. 상반기 동결로 가격 인상에 실패한 포스코는 하반기엔 어떻게든 가격 인상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조선사들은 후판 원가 상승에는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가격 인상에는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수주가 차츰 회복세에 있다 하더라도, 2017년 수주절벽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후판이 선박 제조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한단 점도 조선사들에겐 부담이다. 실제 선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총 매출의 2~9% 선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후판 가격이 1% 오르면 조선사 영업이익은 1~3%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완성차에 이어 가전사도 가격 인상에 합의하며, 조선사가 본인의 처지만 내세우기엔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타 수요가들과의 가격 협상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후판 가격 역시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톤당 2~3만원 인상 선에서 합의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철광석 등 원료가격 강세 탓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연결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27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1분기보다 2분기 감소폭이 더 컸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조686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14.7%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 3분기 영업이익을 1조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1조원을 넘는다면 9분기 연속 '1조 클럽'을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4분기 실적은 자동차강판, 냉연 도금재 등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힘입어 3분기보다 호전될 전망이다. 따라서 최정우 회장이 연초에 밝힌 올해 4조원 영업이익 달성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가 올해 포스코 실적에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상반기에 이미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어, 올 한해 4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