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자사주 매입 통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상승세 지속SK텔레콤 인적분할 가능성 대두… 하이닉스 손자회사→자회사LG·롯데지주·GS·한화, 주가 요지부동… “자체 사업 및 자회사 실적감소 영향”
  • ▲ 서울 종로 SK 본사. ⓒ뉴데일리
    ▲ 서울 종로 SK 본사. ⓒ뉴데일리
    주요 지주사들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지주사 체제를 완성한 기업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SK 만큼은 최근 한달새 약 15% 올라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22만4000원에서 28일에는 25만7000원으로 3만3000원(14.74%) 올랐다.

    상승재료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이후 나타날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기대감에서다.

    SK는 이달초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352만주(총발행주식의 5%)를 취득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수금액은 72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일평균 6만7000여주를 매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SK의 이번 자사주 매입이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수년 전부터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꾀했다. 이 작업은 텔레콤의 PM(Portfolio Management)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분석 중이다.

    이 중 가장 유력한 방안은 SK㈜의 자회사인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를 SK㈜와 합병하는 것이다.

    SK그룹의 현재 지배구조는 ‘SK㈜→텔레콤→하이닉스’다. 인적분할한 텔레콤의 투자회사가 SK㈜와 합병할 경우 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인수합병 투자에 제한을 받는다.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인수합병에 나서려면 피인수 대상기업의 지분을 100% 매입해야 한다. 하이닉스가 자금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인수대상의 지분 전량을 확보하는데 부담이 따른다. SK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는 1일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고 모든 과정이 완료되면 25.7%까지 보유 자사주가 늘어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배구조 개편 이슈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LG와 롯데지주, GS, 한화, CJ 등의 주가는 SK와 비교해 초라하다. ㈜LG의 지난 1일 종가는 6만9500원, 28일은 6만9200원이다. 0.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롯데지주와 ㈜GS는 각각 0.41%, 0.19% 올랐다. 한화는 3.79%, CJ는 2.02% 떨어졌다.

    이들 지주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주요 계열사의 상황에 기인한다. LG의 경우 전자와 디스플레이, 롯데는 유통 등 핵심 계열사가 업황에 따른 실적부진을 겪자 투자자들의 지주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다.

    김한이 KTB증권 연구원은 “주요 지주사들의 자체 사업과 자회사 실적이 줄었다”며 “방어주 역할을 하던 지주사들이 올해 코스피 지수 보다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