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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로 움츠렸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연말연초에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SK바이오팜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연초에 바이오기업이 대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바이오기업들로는 제테마, 티움바이오, 노터스 등이 있다. 라파스는 지난 11일 성장성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들어선 상태다.
라파스는 수백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두께의 미세침을 이용해 피부 장벽 내부로 약물을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하는 업체다. 라파스는 화장품 사업을 기반으로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오는 14일 테슬라 상장을 앞둔 제테마는 이날(13일) 자사 보툴리눔톡신 균주에 대한 유전자 정보를 공개했다. 향후 보툴리눔톡신 균주 논란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제테마는 히알루론산 필러, 보툴리눔 톡신, 리프팅 실, 의료장비, 화장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티움바이오는 오는 22일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티움바이오는 2016년 설립 이후 3년간 3번의 기술이전 성과를 달성한 희귀난치질환에 특화된 바이오벤처다. 김훈택 대표를 비롯한 연구진의 신약개발 성과가 풍부하다는 게 강점이다.
신약 개발 비임상 CRO(연구개발수탁)·동물 바이오 전문기업 노터스는 오는 2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노터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수의학 지식 기반 바이오 컨설팅 기업이다.
내달 상장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기업으로는 신테카바이오, 브릿지바이오, 메드팩토 등이 있다.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업체인 신테카바이오는 상장예비심사를 지난달 30일 통과했다. 올해 초부터 성장성 특례상장을 추진해 왔던 신테카바이오는 연내 상장을 마칠 계획이다.
지난달 24일에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가, 지난달 18일에는 테라젠이텍스 관계사 메드팩토가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내달 코스닥 시장에 최종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는 브릿지바이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개발전문 사업모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바이오텍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삼수 끝에 성장성 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들어서게 됐다.
메드팩토는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내달 5~6일 수요 예측 후 같은 달 10~11일 청약을 거쳐 연내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업체는 내년에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들어간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코스피 상장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으로 IPO의 대어로 꼽혀왔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지난 3월 美 FDA 허가를 받은 기면증 치료제 '솔리암페톨(Solriamfetol)'은 지난 7월부터 미국에서 시판되기 시작했다. 오는 21일에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시판 허가 여부가 판가름난다.
업계에서는 대형 새내기 바이오기업이 증시에 등판하면서 바이오업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제약·바이오주가 각종 악재로 인해 고전한 가운데 연말에 바이오기업들이 IPO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점차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내년에 SK바이오팜이 코스피 시장에 등장하면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