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1년여만에 송도에 'ZKW라이팅시스템즈' 설립오스트리아 본사 소통창구 열려… 공동 R&D 등 시너지VS사업부 적자 탈출 어렵지만… 연간 1조원 투자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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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의 한국법인을 꾸렸다. 전장(VS)사업부를 설립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지 올해로 6년차를 맞는 LG전자는 내년부터 ZKW와의 본격적인 시너지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18일 LG전자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7월 ZKW 한국법인 역할을 맡게 될 'ZKW라이팅시스템즈코리아(이하 ZKW코리아)'를 설립했다. 자본금 40억 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자리잡은 ZKW코리아는 자동차 조명사업의 연구개발 전진기지 역할도 맡게 된다.ZKW는 지난해 4월 LG전자가 1조 4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오스트리아 전장기업이다. 자동차 헤드램프 등 조명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1조 4000억 원이라는 역대급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는 동시에 그동안 M&A시장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던 LG전자의 승부사 면모를 볼 수 있었던 딜(deal)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이에 앞서 지난 2013년부터는 전장사업부를 꾸려 미래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텔레매틱스와 디스플레이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포함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과 전기차용 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을 생산하는데 주력하다 ZKW 인수로 자동차 램프시장에까지 진입하게 됐다. 사업부를 꾸려 전장분야에 본격 진출한지 5년차를 맞았던 LG전자는 진입장벽이 높은 자동차 부품 산업의 특성 상 ZKW와 같은 시장 1위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전장사업의 판을 키웠다.인수가 이뤄진 지난해와 올해까지는 인수 후 통합(PMI)작업을 이어왔다. 글로벌 1위 헤드램프 업체답게 전세계에 다수의 생산, 판매 법인과 연구소 등을 두고 있던 ZKW의 여러 자회사들을 합치거나 줄이면서 LG전자의 관리 범위를 마련했다. 지난해와 올해 정리된 ZKW 자회사 개수만 해도 수십여 개에 달할 정도였다.그러다 지난 7월 ZKW코리아를 설립하게 되며 LG전자는 본격적으로 ZKW와 시너지 창출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ZKW가 유럽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기업이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네트워크가 부족했고 한국에 본사를 둔 LG전자와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가교 역할을 하는 한국법인의 필요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LG는 그 중에서도 ZKW와 시장과 제품을 연구·개발(R&D)하며 시너지를 내는 방향을 택했다. R&D는 M&A로 만난 두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으로 꼽힌다. 피인수기업의 경우 인수 이후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경영 전략이 한꺼번에 뒤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면 PMI 작업이 어렵고 결국에는 인수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까지 갈 수 있어 공동 R&D 과정을 통해 상호 신뢰성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더불어 최근 전장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는 LG전자의 전반적인 기조와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올해만 전장사업에 9000억 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집행하며 전장사업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력사업인 생활가전(H&A)에 올해 9085억 원이 투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전자가 미래 먹거리인 전장사업에 얼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더구나 LG전자 전장사업은 아직까지 적자인 상황에서도 투자에 뚝심을 나타내고 있다.올해 ZKW코리아 설립을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LG전자와 ZKW의 시너지 창출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이 당분간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등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LG전자의 전자 기술과 ZKW의 시너지로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