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시행규칙 재정내년 3월 매장서 화장품 맞춤형 판매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사업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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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피부 타입과 유형·취향에 따라 화장품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되면서 관련 업계가 분주하다. 세계적인 화장품 시장의 불황 속에서 맞춤형 화장품이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3월 화장품법 일부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내년 3월부터 맞춤형 화장품 제도를 실시한다. 앞서 2016년 3월부터 맞춤형 화장품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매장에서 내용물이나 원료를 즉석에서 제품을 제공하는데 제약이 많다는 업계 요구를 반영해 관련 제도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개인의 피부 타입에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제는 유전자 분석을 바탕으로 한 화장품 개발까지 나설 수 있다.
식약처는 "맞춤형 화장품 도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국내 화장품 산업이 혁신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영유아·어린이 화장품 안전관리 강화로 소비자가 안심하고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은 1970년 피부진단기를 도입하고, 1984년엔 전문 피부 진단센터를 오픈해 고객들의 피부상태 측정을 통한 피부손질과 메이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맞춤형 화장품의 대표 제품으로는 라네즈 브랜드에서 출시한 마이 투톤립바, 마이워터뱅크 크림 등이 있다.
아이오페는 최근에 기존 마스크팩이 사람마다 다른 얼굴 크기, 이목구비의 위치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점에 착안, 3D프린터를 이용해 내년부터 맞춤형 마스크팩도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한발더 나아가 유전자 연구 전문기업인 테라젠이텍스와 함께 유전자 맞춤형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아이오페는 연구 목적으로 사전 신청 고객에 한해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는 지난 2016년 12월 유전체 분석기업 마크로젠과 합작사인 젠스토리(현 미젠스토리)를 설립했다. 사업 강화를 위해 50%던 지분율도 지난해 60%까지 확대했다.
미젠스토리는 피부 탄력과 색소침착 , 피부 노화 등 피부 항목과 남성형 탈모, 원형 탈모, 모발 굵기 등 3가지 헤어 항목은 물론 헬스 항목에 걸쳐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후 그에 따른 맞춤형 화장품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축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잇츠한불은 지난 2017년 유전자 연구개발 기업 디엔에이링크와 기술협력 체결했다. 디엔에이링크는 유전자 분, 데이터 축적 기술을 제공하고, 잇츠한불은 유효성 평가와 소재개발 기술, 제품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 2017년 4월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다는 기치를 내걸고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제네르떼'를 론칭했다. 이를 위해 항노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연구 중심 의료기관인 미래의료재단과 유전자 분석업체 더젠바이오, 맞춤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전자 분석업체 와이디생명과학 등과 협업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화장품업체도 활발하다. 일본의 시세이도는 IoT(사물인터넷)을 이용해 애플리케이션과 연동, 환경 정보를 연동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날의 기후·온도·날씨에 따라 추천을 받아서 이상적인 화장품이 자동적으로 카트리지에서 나오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단순히 개인별 색상과 선호에 맞춘 화장품을 넘어서 빅데이터·AI 등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로,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를 것의라고 보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맞춤형 화장품의 핵심은 개인별 정확한 피부측정과 진단에 있다"면서 "개인별 유전자 분석은 맞춤형 화장품 사업의 필수 요소이며 유전자 분석을 위한 개별 피부에 대한 데이터 수집 또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제조 관점에서는 소포장, 소용량 생산 방식이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향후 맞춤형 화장품은 IT 기술과 결합하여 빅데이터 기반의 뷰티 디바이스 활용을 통해 한계 극복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