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울아파트 낙찰가율 103.4%올들어 최고 29건중 20건이 고가낙찰1회 유찰후 1.5배 가격에 팔리기도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이후 청약과열 영향
  •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대다수 첫번째 경매에서 주인을 찾는 것은 물론 한번 유찰된 물건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는 일이 다반사다. 최근 청약과열로 인해 신규 아파트 당첨이 어려워지자 경매로 집을 구하려는 주택 수요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부동산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3.4%에 달했다. 평균 응찰자수만 해도 7.3명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올해 처음으로 100%를 넘겼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월(101.8%), 9월(100.9%), 10월(101.9%) 등 계속 오르며 4개월 연속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경매 진행된 29건 중 20건(69%)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특히 한차례 유찰됐음에도 두번째 경매에서 고가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8일 진행된 서울 강동구 암사동 '한강현대' 42㎡(이하 전용면적) 아파트는 감정가(3억2850만원)의 1.5배에 달하는 4억9999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1회 유찰돼 최저가가 2억6280만원이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50㎡ 아파트도 1회 유찰 후 두번째 경매에서 감정가(16억4000만원)의 111%인 18억1500만원에 낙찰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응찰자수만 무려 19명이었다.

    이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해당 지역 재건축·개재발 사업이 보류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한 주택공급 감소로 인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언급한 지난 6월 말 직후 강남3구에서 경매 나온 아파트들의 낙찰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분간 서울 아파트는 고가 낙찰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이후 신규 아파트 청약 과열 현상으로 인해 분양에 당첨되기 어려워지고 대출과 양도소득세 규제 강화로 매매도 힘들자 경매로 눈을 돌린 수요자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민은행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지난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 최저가점과 평균가점은 각각 67점, 68.5점에 달했다.

    이달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아파트 재건축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평균 당첨 가점은 모든 주택형에서 70점을 넘겼고 청약 최고 가점이 79점이었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이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이어야 나오는 만점(84점)에 가까운 점수다.

    결국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이 적은 30~40대 젊은 층에게 신규 아파트 분양은 '그림의 떡'인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 청약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매로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영진 고든파트너스 대표는 "상한제 적용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강남권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당첨 커트라인이 70점대로 높아질 것"이라며 "차선책으로 시세가 더 오르기 전 경매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