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모액 3조4천억원…미래에셋대우 등 대부분 기업 실적 급락
  • 올 한 해 불안정한 증시에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나란히 1조원대 실적을 올리며 시장을 독식했다. 반면 초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희비가 엇갈렸다.

    22일 한국거래소와 IPO컨설팅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상장된 기업들과 예비심사를 통과해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는 곳(밴드 상단 기준)을 포함, 올해 IPO 증시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총 69곳이다.

    지난해 79개사였던 것에 비해 숫자는 줄었지만 금액면에서는 월등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2조8197억원이었던 전체 공모 규모는 올해 롯데리츠, 한화시스템 등 대어급 기업들의 IPO가 하반기 잇따르면서 3조4천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올 한 해 IPO 시장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실적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18개사의 상장을 대표 주관(공동주관 포함)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 한화시스템, 롯데리츠, 펌텍코리아, 세틀뱅크, 레이, 한독크린텍, 씨에스베어링 등 코스피와 코스닥 업체들을 고루 맡았다.

    공모 규모 역시 1조3898억원으로 상장 주관업체 중 가장 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주관 대상 기업이 모두 코스닥 상장사였던 데 반해 올해에는 공모 규모 1000억원이 넘는 대어급 4곳을 맡으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한국투자증권은 올 3분기까지 기업 실적도 역대급으로 나타났다. 3분기 12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가운데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2187억원으로 전기 대비 55%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사측은 해석했다.

    뒤이어 NH투자증권도 1조원대 공모 규모를 기록하며 바짝 추격했다. 현재까지 12개사를 상장시켰고, 내달 NH프라임의 상장을 앞두고 있어 전체 공모액은 한국투자증권에 조금 못 미친 1조3386억원이었다. 특히 현대오토에버, SNK 같은 공모액 1000억원이 넘는 기업들이 NH투자증권의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외 전반적으로 각 사별 IPO 시장의 점유율은 답보 상태이거나 줄어든 가운데 하나금융투자의 IPO 실적은 개선됐다. 지난해 5곳업체 공모액 840억원에서, 올해는 업체 수는 4곳임에도 1922억원가량 공모액을 기록해 액수는 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녹십자웰빙, 마이크로디지탈, 웹케시, 천보 등에 대한 상장을 맡았다.

    반면 상위권 경쟁사 중 미래에셋대우의 상장 실적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곳을 상장해 5352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0곳에 대해 1954억원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지케어텍 등 공모 규모는 대체로 100억원대 소형 딜이었다.

    다만 미래에셋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국내 IPO 시장 대신 해외 시장을 확장해가고 있다.

    올 초 홍콩법인이 중국 유니콘기업 '마오얀 엔터테인먼트'의 홍콩 IPO 주관사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럽 최대 바이오테크 업체인 바이오엔텍과 아시아 최대 물류 플랫폼 업체인 ESR 두 회사의 해외 IPO에 공동주간사로 선정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모 규모는 약 1750억원로 국내 증권사 중 미국 나스닥 상장에 공동주간사로 참여한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최초다.

    이밖에도 대신증권은 5곳 2393억원, 키움증권은 5곳 2014억원, 신한금융투자는 KB증권은 4곳 1788억원, 삼성증권은 3곳 1458억원, 신한금융투자는 2곳 907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IPO 공모금액 실적이 대폭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