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기재부에 켄트 2종 '3500→4000원'으로 14% 인상 신고내달 궐련형 신제품 'SS1'도 출시 예정… 가격 4000원BAT코리아 고무줄 가격 마케팅에 불공정거래 아니냐는 지적도
  • ▲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가 최근 신제품 궐련형 담배 켄트(KENT) 2종의 가격을 슬그머니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의 한 편의점 담배 진열대에 판매 중인 '켄트'의 모습. 7월 1일 출시된 초도물량은 현재까지 3500원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며, 재고 소진시 4000원의 가격으로 판매 될 예정이다.ⓒ뉴데일리경제 한지명 기자
    ▲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가 최근 신제품 궐련형 담배 켄트(KENT) 2종의 가격을 슬그머니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의 한 편의점 담배 진열대에 판매 중인 '켄트'의 모습. 7월 1일 출시된 초도물량은 현재까지 3500원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며, 재고 소진시 4000원의 가격으로 판매 될 예정이다.ⓒ뉴데일리경제 한지명 기자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가 최근 신제품 궐련형 담배 켄트(KENT) 2종의 가격을 슬그머니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상 폭은 500원이다. 저가 마케팅으로 ‘시장 교란’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논란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 10월 2일 궐련 담배 브랜드 켄트 슈퍼슬림형 ‘스위치1’의 가격을 4000원으로 인상해 신고했다. 10월 28일에는 ‘퍼플1’의 가격 역시 4000원으로 신고했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이 기존 3500원에서 4000원으로 14%가량 인상됐다.

    가격 인상과 함께 BAT코리아는 이달 중 켄트 신제품 ‘에스에스1(SS1)’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시리즈와 동일한 슈퍼슬림 형태로 캡슐이 없고 고유의 담배 맛을 살렸다. 소비자 가격은 4000원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켄트의 가격 할인은 초도 물량에 한한 것으로 최근 사천공장의 그랜드 슬램 달성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라며 “현재 3500원에 판매 중인 초도 물량 재고가 소진되는대로 4000원에 판매한다”고 전했다.
  • ▲ BAT코리아는 8월 13일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미디어 출시 행사를 열고 ‘글로 센스’의 공식적인 판매를 알렸다. 사진은 김의성 BAT코리아 신임 사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BAT코리아는 8월 13일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미디어 출시 행사를 열고 ‘글로 센스’의 공식적인 판매를 알렸다. 사진은 김의성 BAT코리아 신임 사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BAT코리아 측은 지난 7월 김의성 신임 법인장 내정 이후 점유율 회복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글로프로’, ‘글로센스’에 이어, 궐련형 담배 ‘켄트’를 연이어 출시하며 담배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소비자를 잡겠다는 각오다.

    저가 마케팅도 이어갔다. BAT코리아는 지난 7월 1일 통상 일반 담배 정가보다 1000원 저렴한 3500원이라는 가격에 켄트를 한정 판매했다. 보통 궐련형 담배 한 갑에 붙는 세금이 3323.4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원가 이하에 판매하는 셈이다.

    BAT코리아는 기획재정부에 가격을 신고하면서 8주(약 2달)가량 초도 물량에 대한 할인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결과적으로는 10월 말까지 약 3~4달간 할인 정책을 펼쳤다. 이 기간 켄트 판매량은 시장에서 1% 내외의 점유율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담배가 ‘고무줄 가격’이 가능한 것은 현행법상 담뱃값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 측이 6일 이전에만 기재부로 신고하면 값을 바꿀 수 있다. BAT코리아의 가격 정책이 시장 교란이라는 지적에도 불구 현행법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로인해 BAT의 가격 정책이 ‘불공정거래가 아니냐’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BAT코리아는 지난 2015년 1월 담뱃세 인상으로 담배가격이 2000원 올랐을 때 ‘보그’ 등 제품 가격을 뒤늦게 올렸다. 정부가 흡연율 감소를 목표로 담뱃값을 한 갑당 평균 2000원가량 인상했으나, BAT코리아 1200원만 오른 3500원으로 보그 가격을 책정했다. 

    당시 보그는 타제품과 달리 값이 적게 올라 편의점 등에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판매량이 급등하자 BAT코리아는 약 20일 만에 다시 가격을 4300원까지 올렸다. 같은 해 2월에는 담배 14개비가 들어 있는 3000원짜리 제품을 출시해 눈속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업계는 이러한 BAT코리아의 가격 정책이 시장을 교란한다고 지적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뱃값 부담이 커진 틈을 타 자사 브랜드로 갈아타게 하기 위해 단가를 낮추는 편법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 같다. 담뱃세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려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