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프리미엄 대신 디스카운트 '낙담'글로벌 항공사 성장 주역… 에어부산·에어서울 출범세계 최대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ATW ‘올해의 항공사’ 수상
  •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데일리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데일리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간 해왔던 노력과 성과마저 저평가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아시아나항공 구주가격을 놓고 금호산업과 HDC가 갈등이 초래될 것이란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새롭게 발행할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다.

    본입찰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HDC는 구주 가격을 3000억원대 초반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5310원이며, 31%의 평가액은 3642억원이다. 이는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구주 자체가 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이렇다보니 구주가격을 높게 받으려는 금호산업과 싸게 사려는 HDC간의 이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6일 HDC는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금호산업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금호산업이 구주가격 협상에만 매달리고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소극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HDC가 구주가격을 너무 헐값에 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구주가격은 아시아나항공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고, 다시 말해 그동안 박삼구 회장이 흘렸던 피와 땀의 노력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2007년 에어부산, 2015년 에어서울을 출범시키며 항공업계를 선도해왔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독점하던 항공업계에 제2 복수 민항시대를 열었다. 대한항공과 함께 양대 항공사로서 국내 항공산업을 키워온 장본인이다. 신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등장에 맞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출범시켜 경쟁력있는 항공시장 육성에도 일조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항공사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에 15번째 회원사로 가입해 마일리지 프로그램과 공동운항 등을 개시하며 글로벌 항공사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1974년 제정된 이래 매년 한 개의 항공사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는 ATW 선정 ‘올해의 항공사’ 상을 수상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2009년 항공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을 아시아나항공이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민항 60년 사상 최초였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이 성장하는데 일조한 금호그룹, 즉 박삼구 회장에 대한 평가가 너무 야박하고 비정하게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