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4%…지난 속보치와 동일"4분기 0.93% 이상 성장해야 올해 2.0% 가능"GDP디플레이터 -1.6%…4분기 연속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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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와 같은 0.4%를 기록하면서 한은이 제시한 연간 2% 성장에 더 멀어졌다.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GDP디플레이터도 4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며 디플레이션 우려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에는 해당되지 않던 3분기 마지막 달의 일부 실적치가 이번에 반영되며 건설투자가 0.8%포인트 하향 수정됐고 민간간소비는 0.1%포인트, 수출은 0.5%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3분기 성장세를 보면 내수 위축이 두드러졌고, 정부가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한 탓에 기저효과가 작용하며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2분기 1.2%포인트에서 1분기 0.2%포인트로 꺾였다. 

    정부가 재정을 앞당겨 집행했으나 3분기에는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셈이다. 정부소비도 2분기 2.2%에서 3분기 1.4%로 감소했다. 

    반면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소폭 올랐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0.2%로 2분기(0.7%)보다 다소 저조했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든 탓에 6.0% 큰 폭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6.0%)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설비투자도 2분기 3.2%에서 3분기 0.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물량 개선으로 2.0%에서 4.6% 큰 폭 증가했다. 수입은 2.9%에서 1.2%로 감소했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내려 잡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 0.93~1.30% 수준은 돼야 한다. 

    하지만 뚜렷한 수출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투자와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 정부의 재정 집행에 의존하고 있어 사실상 2% 성장이 불가능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산술적으로 연간 2% 성장을 하려면 0.93% 이상 나타내야 한다"라며 "4분기 정부가 재정 집행을 최대한 노력하는 점은 긍정적이며, 2%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저물가 흐름도 여전하다. 국민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지수로 일종의 'GDP물가' 개념인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6% 하락했다. 

    내수와 수출 물가 가격이 하락한 게 GDP디플레이터를 더 떨어뜨렸다. 특히 수출 디플레이터가 6.7% 큰 폭 하락했다. 

    GDP디플레이터가 지난해 4분기(-0.1%), 올해 1분기(-0.5%), 2분기(-0.7%) 이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이 관련 통계(2015년 기준)를 집계한 2000년 1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다. 구계열(2010년 기준년) 기준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2분기(-2.7%) 이후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한 포괄적인 물가 지수가 낮아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게 됐다. 

    신 부장은 "GDP디플레이터를 주로 끌어내린 것은 수출품 가격 하락이고,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총수요 부진으로 국내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하락하는 것"이라며 "디플레이터 하락을 디플레이션으로 연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한편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교역조건은 악화됐지으나 실질 GDP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증가한 탓에 2분기(0.2%)보다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