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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르노삼성의 LPG엔진과 도넛탱크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라인업에 LPG모델을 더하면서 판매를 확대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 논의가 초기 단계이며 도넛탱크 물량 부족으로 도입에 난관이 예상돼, 쌍용차가 르노삼성의 엔진을 탑재한 LPG모델 양산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LPG모델 생산을 위해 르노삼성과 LPG엔진, 도넛탱크 등을 패키지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볼리와 코란도 가운데 어떤 차종에 LPG엔진을 달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르노삼성은 쌍용차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뜩이나 판매 부진으로 힘겨운 상황에서 엔진 생산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르노삼성의 지난 11월 전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5.3% 감소한 1만5749대에 그쳤다.
문제는 도넛탱크 물량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탱크제작업체 더블류원에서 도넛형 탱크를 공급받고 있다. 이 회사의 월 최대 생산물량은 4000대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매달 르노삼성 QM6 LPe가 3500~4000대 가량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쌍용차에 추가로 도넛탱크를 납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양사는 도넛탱크 납품에 초점을 맞춰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넛탱크는 납작한 도넛처럼 생긴 연료탱크를 의미한다. 지난 2014년 르노삼성은 대한 LPG 협회와 함께 2년에 걸쳐 도넛탱크를 개발한 이후 LPe 모델에 도넛탱크를 탑재하고 있다.
도넛탱크는 기존 연료 탱크가 트렁크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반적인 LPG 차량보다 트렁크 체감 공간을 40% 가까이 향상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쌍용차가 르노삼성의 LPG엔진을 도입하려는 것은 라인업 확장을 위해서다. 이미 QM6를 통해 시장성을 확인한 바 있어 쌍용차도 시장 진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다만 신규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해, 차선책으로 르노삼성에 LPG엔진 공급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기아차 셀토스, 현대차 베뉴 등 경쟁차종 등장으로 힘겨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모델인 티볼리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2337대에 그쳤다.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무려 45.1% 감소했다. 티볼리 부진으로 쌍용차의 11월 전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8.4% 줄은 1만754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2021년 1월 코란도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전까진 신차 출시 계획이 없어, 기존 모델로만 판매를 이어나가야 한다.
내년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쌍용차가 시장성이 검증된 LPG모델을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쌍용차, 르노삼성은 도입 논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 역시 "확인해 본 결과 사실무근이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양사가 LPG엔진 도입과 관련해 협의 중에 있다"며 "기초 논의 단계다 보니 제조사 입장에선 밝히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