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1명에 혈세 40억 투입 … 다신 못 줄이는 '경직성 비용'文정부 판박이 '구인구직 포퓰리즘' … '제2의 그리스' 우려까지6·3 지선 전 '고용률 세탁' 의심 … "청년 고용률 반등 가능성"
  • ▲ 지난 1월 1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월 1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공무원·공기업 채용 확대 기조를 부활시키면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인구직 포퓰리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국 정부와 민간기업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행정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에서 2만8000명의 정규직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보다 4000명 늘어난 규모로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연도별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건수는 2020년(3만2명) 이후 4년 연속 감소해 2024년 2만194명까지 줄었다. 작년 1~9월에는 1만8925명을 채용하며 전년과 비슷했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채용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부는 올해 추가 직제 개편 등을 통해선 중앙부처 공무원 정원도 2550명 늘리고, 노동감독관은 2028년까지 1만명으로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국가 공무원 수는 문재인 정부(2017~2022년) 당시 63만1380명에서 75만6301명으로 20% 급증했으나, 긴축 재정 기치를 내건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작년 6월 기준 75만998명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공공 부문에서 문 정부 때와 판박이처럼 인력 확충을 추진하면서 조만간 8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공공 부문 인력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비용이라는 점이다. 공무원 1명을 채용하면 퇴직 후 연금 보전액까지 감안하면 40여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2550명이면 최소 10조원 이상의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지금 주요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은 AI를 통해 행정 효율을 극대화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등 생산성 제고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은 장애급여 심사 등에 AI를 활용해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영국 노동연금부는 대규모 단속반 대신 머신러닝을 도입해 매년 1조7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에스토니아는 '크라트'라는 AI 공무원이 민원을 처리하며 행정 서비스의 99%를 디지털화했으며, 싱가포르 국세청은 데이터 예측 모델로 인력 증원 없이 탈세 적발 효율을 높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조직 체급 키우기에 몰두하면서 그리스의 전철을 밟고 있단 지적까지 제기된다. 한 때 국가 존폐 위기를 겪던 그리스는 노동 인구의 4분의 1이 공무원이었던 시절이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공공 부문 채용을 급격히 늘린 것에 대해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용률을 늘리기 위한 포석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일자리가 급증하면서 바닥을 치던 청년 고용률이 어느 정도 반등할 수 있다"며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한 결정이란 의심도 일리가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