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29일 함 회장 채용비리 선고 공판진행 유죄 확정 시 하나금융 경영승계 절차 돌입 … 무죄 취지 시 불확실성 해소채용비리 아닌 ‘추천 행위’ 법리 판단이 핵심 쟁점으로조용병 판례와의 형평성 여부에 금융권 시선 집중
  • ▲ 함영주 회장 ⓒ하나금융
    ▲ 함영주 회장 ⓒ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룹 내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8년간 이어진 채용비리 사법리스크가 유죄로 굳어지면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하고, 무죄면 경영 불확실성이 일시에 해소된다. 대법의 판단이 하나금융의 리더십, 사업 속도, 시장 신뢰 등 복수의 변수를 동시에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9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이날 오전 10시 15분 함 회장의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은행장 재직 시절인 2015~2016년 공채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를 도와주도록 인사부에 지시하고, 남녀 비율을 남성 위주로 조정하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해왔다. 1심은 무죄였지만, 지난해 11월 항소심은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판단이 유지될 경우 함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임원으로 둘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은 유죄 확정 시 즉시 비상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 유고 시 이사회는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7영업일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소집해 차기 회장 후보 추천 작업에 착수한다.

    선고 결과는 그룹의 사업 전략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예별손해보험 인수 등 신사업 라인을 확장 중이다. 금융 산업의 전환기에서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경우 당국·해외 파트너·시장 대응 등에서 조율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형 금융지주의 의사결정 지연은 시장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이 내려질 경우 사법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되는 셈이다. 이후 절차가 이어질 수는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대법이 무죄 취지를 밝히면 정치적·사법적 리스크는 거의 제거된 것으로 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함 회장은 올해 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의 쟁점을 단순한 채용비리가 아니라 금융 CEO의 '추천 행위'를 어디까지 형사책임으로 볼 것인지에 있다고 본다. 실제로 대법원은 2022년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사건에서 "자격을 갖춘 지원자에 대한 추천만으로는 업무방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례를 남겼다. 이번 사건 역시 조용병 선례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1심 역시 유사 논리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법이 법률심으로서 선례와 균형을 고려해 항소심 판단을 유지할지, 파기환송할지 시선이 쏠린다"면서 "선고 결과에 따라 하나금융의 투자자 평가와 사업 속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