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에 '전략통' 지동섭 사장 '전진배치'딥체인지 독한 혁신 통한 전방위 서비스 확장공격적 투자 이어 해외 공략 위한 '전략-사업' 강화 정조준
  •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5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5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연임에 성공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배터리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관련 청사진을 그려온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배터리사업 대표로 이동시키는 등 단순 배터리 생산을 넘어 '독한 혁신'을 통해 전방위 서비스 플랫폼 확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대표로 지동섭 사장을 보임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대폭 강화했다.

    지 신임 대표는 2년간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루브리컨츠 대표를 지내며 김준 사장과 함께 배터리 사업의 성장전략을 모색해 온 인물이다.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배터리 관련 전방위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앞서 김 사장이 5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배터리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넘어 E모빌리티, 에너지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힌 '독한 혁신'의 설계자로 평가된다.

    지 대표는 1990년 유공으로 입사해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 전략기획부문장을 지낸 '전략통'이다. 그는 지난 2년간 CEO 직속 E모빌리티 그룹의 리더를 겸임하면서 배터리 사업의 성장전략을 모색해왔다.

    특히 2016년 12월 SK루브리컨츠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글로벌 자동차회사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 대표의 네트워크가 배터리 사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 대표가 이끌던 E모빌리티 그룹도 기존 'CEO 직속'에서 '배터리 사업부'로 편제됐다. 또 ESS 사업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Beyond EV' 사업 역량을 갖추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회사가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및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며 "뿐만 아니라 그동안 배터리 생산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배터리 서비스 사업으로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 대표를 보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줄곧 드러내왔다. 일찍이 꺼내든 '딥체인지'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력하던 석유화학을 넘어 배터리라는 또 하나의 혁신 방안을 통해 미래 시장에 대비하는 태세를 갖추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 ▲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소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소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2025년 배터리 생산능력 100GWh를 갖춰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해외에 공격적으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 중이며 올해 초부터는 미국 조지아주에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시공 중이다.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 투입된 금액은 1조9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에 건설한 배터리 셀 공장 'BEST(北电爱思 特(江苏)科技有限公司)'을 준공하기도 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총 10억위안을 투자해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BESK'를 설립했다. 이 JV는 베이징에 위치한 공장에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한 바 있다. 이번에 준공한 공장은 BESK의 100% 자회사로, SK이노베이션이 49%, 베이징자동차와 베이징전공이 51%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 공장은 약 5만평(16만8000㎡) 부지에 전극라인 2개, 조립라인 4개, 화성라인 4개의 전기차 연산 약 15만대 분량인 7.5GWh 규모로 건설됐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서산 배터리공장 4.7GWh를 포함해 전기차 연간 약 25만대에 공급 가능한 약 12.2GWh 생산능력을 갖췄다.

    헝가리 코마롬 공장이 곧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9.7GWh로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의 목표인 '2025년 100GWh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탑3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의 도약'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나아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로 전방위 밸류체인을 아우를 수 있는 5R(Repair, Rental, Recharge, Reuse, Recycling) 플랫폼을 전기자동차 업체 등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해 구축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Beyond Battery(배터리를 넘어)'로 썼다가 Beyond EV로 바꿨다"며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배터리와 서비스 개념을 넣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Beyond EV'는 현재 전기차 중심의 배터리 사업에서 전기차 외에 항공·해양·산업용 등의 다양한 배터리 사용처를 발굴해 E모빌리티, 에너지솔루션 사업 등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로 전방위 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BaaS(Battery as a Service, 배터리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전략)'를 구축하겠다"며 "배터리 산업을 포함한 전 산업의 안착을 위해 '독한 혁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