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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주요국이 우회덤핑 조사를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이 조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주요국의 우회덤핑 규제 현황과 실무적 쟁점'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총 11건의 우회덤핑 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0건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다.
그간 우회덤핑 조사는 연례행사에 불과할만큼 적었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는 연평균 2건에 그쳤으며, 2017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건, 6건에 불과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올 하반기부터다. 지난 8월 미국은 중국산 및 대만산 도금강판에 대해 직권으로 우회덤핑 조사를 실시하며, 업계 긴장감을 높였다.
미국이 우회덤핑 직권조사에 나선 것은 2000년 이탈리아산 파스타와 2016년 중국산 침대 스프링 두건에 불과했다. 지난 8월 직권조사는 역대 3번째이며, 복수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은 최초다.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의 우회덤핑 조사는 총 51건에 달한다. 그 중 중국이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64%를 차지했다. 뒤이어 멕시코(3건), 한국·대만(각 2건) 순이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건수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진행된 2건 모두 직권조사였다. 호주와 캐나다, 인도 등은 최근 관련 규제 조항을 새로 마련하거나 개정하는 등 잇따라 우회덤핑 대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최근 정량적 기준이 아니라 재량에 따라 우회덤핑을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우회덤핑 규제 리스크에 대한 사전 분석과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우회 없음을 입증하기 위한 철저한 소명 노력이 요구된다" 충고했다.
이어 "불합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기지별로 물량 수급 등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해외 기지의 공정과 투자 비중을 높이는 등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회덤핑은 수출기업이 반덤핑 규제를 피하기 위해 완제품 대신 부품을 수출해 수입국 내에서 조립하거나 또는 제3국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