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제당, 자산 매각 이어 인력 재배치ENM, 계열사에 자금 투입… 인재원·라이브시티 등빠른 성장세, 그룹 내 위상이 높아져
  • ▲ CJ THE CENTER. ⓒCJ
    ▲ CJ THE CENTER. ⓒCJ
    CJ 계열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룹의 근간인 유통 사업은 수익성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엔터테이먼트 사업은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대조를 이룬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자산 매각에 이어 인력 재배치 작업에 나서는 등 효율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수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와 국내외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차입금이 불어나 재무부담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부진한 외식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 작업도 시작했다.

    CJ 관계자는 "그룹 전체 구조조정이 아니라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인력 재배치를 하고 있다"면서 "그룹 전략이 '경영 효율화'에 맞춰지면서 생긴 변화"라고 설명했다.

    최근 CJ그룹은 외형 확대 전략에서 수익성 강화로 전략을 수정했다.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내실다지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의 맏형 격인 CJ제일제당은 내수 위축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적극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8500억원에 달하는 가양동 부지와 2300억원 규모의 구로구 부지를 유동화하고, CJ 인재원 건물을 ENM에 매각하기로 했다. 계약이 모두 체결될 경우, 1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줄었다. 순차입금은 11조원으로 지난해 말 7조700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늘어났다. 지난 2월 미국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하면서 차입금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반면, CJ ENM은 현금이 필요한 계열사에 자금을 대줄 정도로 탄탄한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재개발원 두 동 중 한 동을 530억원에 매입했고, 자회사 CJ라이브시티에도 550억원규모의 자금 대여를 결정했다.

    ENM은 8000억원대 규모인 자회사 CJ헬로 매각이 마무리 중인데다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일부를 넷플릭스에 매각하면서 현금을 대거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실적도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1531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오쇼핑 부문과 E&M부문을 통합한 뒤 전 영역에서 사업이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 내에서도 계열사별로 위기에 대한 체감도가 다르다"면서 "이익률만 놓고 따져봤을 때, CJ ENM의 수익성이 아직 좋은 편은 아니지만 빠른 성장세로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지고 향후 기대감도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은 조만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인사의 방향은 침체된 조직 분위기 쇄신과 변화 추구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규 임원 규모는 대폭 줄어들고, 기존 임원들간의 보직 변경이 대규모로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