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다가왔지만 '겨울왕국2' 개봉 한달 지나크리스마스 시즌 기대작 '백두산', '시동' 정도여름, 추석에도 부진했던 국내 영화사업 실적, 4분기에도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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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영화관도 연말 성수기에 접어들었다. 실적 상승을 위해 꼭 잡아야 하는 시기이지만 성수기 기대작 부재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영화관입장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박스오피스 순위는 1위가 '백두산'으로 매출액 점유율의 55.9%를 차지했다. 이어 '시동'이 19.6%로 2위, '겨울왕국2'가 9.6%로 3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로는 지난달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가 1273만8118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19일 개봉한 백두산이 245만9944명, 18일 개봉한 시동은 114만1021명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영화관들이 연말 기대작으로 꼽았던 겨울왕국2는 시기상으로 개봉 한달을 넘기며 백두산의 상영횟수 1/4수준으로 떨어지며 점유 스크린도 줄어들었다. '쥬만지:넥스트레벨'은 11일 개봉 후 10일만에 간신히 100만 관객을 넘기는데 그쳤다.

    사실상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이끌어갈 영화가 '백두산'과 '시동' 뿐인 셈이다. 여름과 추석 시즌에도 큰 기대작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국내 영화관들은 나란히 부진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국내 영화가격은 올랐지만 영화 사업 부진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여러 차례 나왔다. CJ CGV는 올해 3분기 매출 4975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5.2% 증가, 5.1% 감소라는 수치를 받았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쇼핑의 컬처웍스 시네마 등 기타 부문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8% 하락한 3110억원이다. 국내 컬처웍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분기 영화관 입장객 감소 등으로 65% 줄었다.

    국내 멀티플렉스들은 최근 해외 사업과 극장 '프리미엄화'에 중점을 두는 행보를 지속해왔다. 극장 프리미엄화에 따른 티켓 가격 상승이 매출 상승의 이유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특히 베트남 등에서 해외 사업은 크게 성장하는 추세다. 

    CGV는 올해 3분기 베트남에서 ‘분노의 질주 홉스&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라이온 킹’ 등 할리우드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451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성장했다. 극장 수 또한 1년 전보다 14개 더 늘었다. 인프라 확대와 함께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로 영업이익도 272.7%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극장 수가 1년 전보다 15개 늘었다. 할리우드 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3% 증가한 3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배 이상 성장한 4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시장에서는 지속적인 극장 수 확대에 힘입어 매출은 1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반면, 10월 건국 70주년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9월 중국현지 콘텐츠 부족을 겪으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8% 감소한 5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컬처웍스 매출도 베트남 신규 출점 등으로 전년 대비 13.3% 늘었다. 베트남 티켓, 매점 요금 인상으로 해외 적자가 개선됐다. 

    이들 업체는 당시 4분기에 계절적 성수기를 맞고, 기대작들이 대거 개봉한다며 4분기를 낙관적으로 바라봤지만 크리스마스 성수기 역시 별다른 기대작이 없어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CGV와 롯데시네마 모두 극장 프리미엄화에 힘써온 만큼 특별관 상영에 어울리는 영화들을 중심으로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예측도 나온다. 또한 최근 활발한 영화관 음식 메뉴 다양화도 매출 증대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 CGV는 오는 24일 CGV 송파에 국내 최초 틸팅 스크린을 적용한 특별관 ‘스피어X(SphereX)’를 처음으로 선보이고, 첫 상영작으로는 ‘캣츠’를 상영한다. 영화 '캣츠'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끈 뮤지컬 '캣츠'를 스크린으로 옮긴 뮤지컬 영화로, 새로운 스피어X를 통해 보다 생생한 사운드로 몰입감 있는 영화 관람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고품격 리클라이너 좌석이 설치된 특수관인 ‘씨네컴포트(Cine Comfort)’ 및 연인들을 위한 독립형 커플 좌석인 ‘씨네커플(Cine Couple)’를 도입하고 영화관 매점에 겨울 시즌 이색 메뉴들을 대거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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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컬처웍스
    롯데시네마는 23일부터 대만 현지의 달콤한 흑당의 맛을 재현한 ‘흑당밀크티’를 판매하고 ‘배달의 민족’과의 협업을 통해 새롭게 개발한 ‘마라짬뽕맛 팝콘’ 을 선보인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를 맞았지만 콘텐츠가 부족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영화관들은 멀티플렉스화, 프리미엄관 오픈, 메뉴 다양화 등 매출 증대 요인을 많이 갖춰놓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당장의 매출만 올리는 데 급급한 것은 소비자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콘텐츠에 힘을 싣고 관객을 지속적으로 영화관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