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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연말 임원 인사를 끝으로 올해 인사를 마무리했다. 수시인사 체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 단행된 연말 인사에선 계열사 대표 교체가 눈에 띈다. 관심을 끌었던 부회장단은 별다른 변화 없이 지나가면서 세대교체에선 연착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임원 인사를 실시하며 미래 사업환경 변화 대응력을 제고하겠다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일부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며 그룹 전체 경쟁력을 강화했다. 현대로템 신임 대표에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이 내정됐으며, 현대차증권 대표에는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이 선임됐다.
세대교체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던 부회장단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등은 올해 마지막 인사에서도 이름을 올리지 않으며, 내년에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게 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9일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이 후배 경영진 중심의 경영 혁신 추진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퇴임한다 밝혔다.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직접 찾아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윤여철 부회장 등 다른 그룹 부회장단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그룹내 최고령인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을 포함,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등이 우 부회장에 이어 용퇴를 결정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올 연말 재계에서 세대교체를 위한 용퇴가 이어지고 있단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이번 명단에서 이름을 올리지 않으며, 내년에도 정의선호 현대차그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용퇴설과 달리 정작 본인들은 퇴임할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정몽구 회장이 없는 빈자리를 채우며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끝까지 보필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9년에 입사한 윤여철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경영지원본부장을 담당했으며, 2005년 9월에는 울산공장장 사장을 맡았다.
윤 부회장은 지난 2008년 11월 현대차 노무총괄 부회장에 임명된 이후 12년째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1956년생인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은 올해 만 63세다. 정몽구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왔던 김 부회장은 지난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이후 처음 단행된 인사에서 현대제철로 옮겨왔다. 올해 최악의 실적을 내고 있어 퇴임이 유력했지만 자리를 지켜냈다.
한편 올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40대 인재발탁와 여성임원의 승진도 두드러졌다.
40대 우수인재로는 현대·기아차 연료전지설계실장 전순일 책임연구원,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 권해영 책임연구원, 연구개발경영기획실장 이동건 책임연구원, CorpDev팀장 오재창 책임매니저와 현대차 경영전략팀장 김태언 책임매니저가 상무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은 제네시스고객경험실장 이인아 책임매니저와 현대차 지역전략팀장 이형아 책임매니저, 현대·기아차 인재개발1실장 송미영 책임매니저가 상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