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강신호 총괄부사장 내정부사장 승진 3명, 신임임원 19명 등 총 58명 승진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적용… 여성·글로벌 승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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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THE CENTER. ⓒCJ
비상경영을 선포한 CJ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단행됐다. 기나긴 장고 끝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내린 결론은 성과주의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 임원 58명 중 신임임원은 19명으로 예년(35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을 낮추고 여성 임원 발탁 기조를 이어가면서 세대교체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강신호 총괄부사장을,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 겸 그룹 CDO(Chief Digital Officer)에 는 차인혁 부사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가 강 부사장으로 교체됐고, SK텔레콤에서 영입된 차 부사장은 이직 3개월 만에 CJ올리브네트웍스의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철저히 성과주의에 기초한 인사 방향을 드러냈다.
CJ그룹은 그동안 10월 말께 정기 인사를 단행했으나 올해는 주요 계열사 실적 악화, CJ ENM의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인사 발표가 다소 늦어졌다.
최근에는 이 회장이 인사안을 반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 인사가 실시되면서 그룹 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새해 경영 준비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CJ는 인사와 함께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존 실을 폐지하고 팀제로 전환하는등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했다. 지주사 임원들의 계열사 전진배치를 통해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차원이다.
CJ 관계자는 "2020년은 그룹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 확보 및 혁신성장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라며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금번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와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 CJ대한통운 윤도선 SCM부문장을 각각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58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승진 규모는 최소화했다. 이번 승진 임원은 총 58명으로 평견 70~80명에 비해 적은 숫자다. 회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사를 단행하다보니 승진 임원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승진 임원이 줄어든 것은 어려움에 처한 회사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당초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를 위해 외형 확대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렇지만 그간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수익성 높이기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올 3분기 기준 9조4752억원으로 지난해 말(7조7000억원)대비 20% 이상 불어났다. 최근에는 가양동 부지와 2300억원 규모의 구로구 부지를 유동화하고, CJ 인재원 건물을 ENM에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에선 올해 CJ그룹의 총 매출액은 34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역시 목표액인 10조원에 한참 못미치는 약 1조43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CJ그룹은 매출액 29조5230억원, 영업이익 1조3320억원을 달성했다.
주목할 점은 승진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성 임원 발탁 기조는 이여졌다는 점이다. 특히 신임임원 중 4명이 여성으로 전체 신임임원의 21%에 달했다. 전체 승진 임원 가운데 28%에 해당하는 16명은 해외본사 및 각 사 글로벌 부문에서 나왔다.
CJ 관계자는 "신임임원 여성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여성 리더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확산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