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정식 가입2만4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본격화선대 작아 환경변화 빠르게 적응
  • ▲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현대상선
    ▲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현대상선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현재 뒤쳐진 입장이지만 업계 환경 변화를 기회로 삼아 충분히 (다른 글로벌 선사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간 흑자전환은 어렵지만, 분기 흑자전환까지는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배 사장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0 해양수산가족 신년인사회'에서 기자와 만나 "3, 4분기가 되면, 새 동맹 가입과 함께 새로운 배들이 들어오면서 영업 효과가 나기 시작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4월부터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식 가입하고 올 2분기부터 2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는다.

    현재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 미주 서비스 관련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 협력은 오는 2030년 3월까지 10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디 얼라이언스는 하팍로이드, ONE, 양밍 등이 가입한 해운동맹으로 현대상선은 4번째 회원사로 참여한다.

    새로운 해운동맹에 합류한 이후 선박도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2만3000TEU급 12척은 올해 2분기부터 인도돼 구주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1만5000TEU급 8척은 2021년 2분기부터 투입된다. 

    배 사장은 이와 관련 "12척이 먼저 투입되고, 내년에 나오는 배들은 어디에 투입될 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미국에 투입하고 있는 1만3000TEU급 선박을 빼고 여기에 해당 선박을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수익성 개선에도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배 사장도 이같은 기대를 품고 있지만,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초대형선 인도로 원가경쟁력은 좋아질 수 있지만, 유가나 운임에 따른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배 사장은 "1, 2 분기에 약간의 적자를 내더라도 분기 흑자는 가능하다"면서 "연간흑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이 부분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상선의 실적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지난 3분기 현대상선의 매출액은 1조4477억원, 영업손실 466억원, 순손실 1242억원을 기록했다.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영업적자는 765억원, 순손실은 425억원 각각 줄었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선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차별화된 부가가치 제공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화를 비롯한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와 전사 차원의 연구개발(R&D) 체계 구축을 통해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을 실현하는 것이 배 사장이 말하는 올해 목표다.

    이달 중순경에는 기자 간담회를 열어 올해 경영 방침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배 사장은 "R&D 인력을 늘리는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현재 뒤처진 입장이지만, 우리가 선대가 작아 (다른 선사들보다) 더 빨리 환경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 해양수산가족 신년인사회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김춘덕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장, 조현배 해양경찰청장, 강무현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장 등 해운업계 관계자들 4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