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미성·목동6단지·마포성산시영 모두 D등급…조건부 통과발표후 매물 호가 상승세...꽉막힌 재건축 시장 훈풍정부發 부동산규제에 대형 호재 불구 추격 매수보단 관망세
  • ▲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전경. ⓒ 양천구청
    ▲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전경. ⓒ 양천구청
    연초부터 목동, 마포에서 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랭하다. 

    안전진단 통과이후 기대감으로 매물 호가는 순식간에 높아졌으나 정부 규제가 워낙 강력한 탓에 수요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안전진단 통과후 집값 '쑥'…냉기돌던 재건축 시장 오랫만에 훈풍

    13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 전용면적 51㎡의 호가는 현재 8억5000만~9억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대부분 7억원대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순식간에 1억~1억5000만원 이 올랐다.

    지난 8일 성산신영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획득해 재건축사업의 첫 단추를 끼운 덕분이다. 집주인들은 서둘러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 높이기에 분주하다. 

    이런 분위기는 이제 막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목동, 은평구 재건축단지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성산시영과 마찬가지로 작년 연말 D등급을 획득한 목동신시가지 6단지 전용 65㎡의 호가는 최고 16억원에 형성돼 있다. 두달만에 2억~3억원이 오르며 재건축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 역시 예비안전진단 통과이후 정밀안전진단 도전을 앞두고 있다. 

    신월시영아파트 전용면적 59㎡는 현재 6억3000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작년 12월 5억34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달새 1억원이 껑충 뛴 셈이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미성아파트도 매물 호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작년 11월 D등급으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뒤 현재 2차 적정성 검토가 진행 중이다. 미성아파트 전용면적 84㎡의 매물은 현재 7억3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작년 7~8월까지만 해도 6억원대에 거래됐지만 가파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6억8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최근에는 7억원대 매물이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다.

    ◆부동산규제 고강도...안전진단 잇단 통과에 시장 '혼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이후 냉기가 돌던 서울 재건축시장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안전진단 통과 발표에도 공격적인 추격 매수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으로 일부 소유주들 역시 "끝까지 가봐야 안다"며 기대감을 애써 낮추는 분위기다. 

    은평구 미성아파트, 양천구 목동6단지,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이라는 큰 산을 하나 넘어섰지만 '조건부'인 탓에 적정성 심사(검토)를 한번 더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재건축을 원하는 단지가 안전진단을 받게 되면 100점 만점에 55점(A~C등급), 30~55점(D등급), 30점 미만(E등급)중 하나로 평가된다. A~C등급이면 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E등급은 재건축 판정을 받게된다. 

    안전진단에서 D 또는 E등급을 획득하지 못하면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렵다. 정비업계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C등급을 받으며 지난해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근 D등급을 받은 단지들 역시 한숨은 돌렸지만 쉽게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D등급으로 재건축사업 첫 발을 내딛었던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 아파트가 적정성 검사에서 C등급 판정을 받으며 재건축사업 추진이 무산된 사례가 있어서다.

    게다가 부동산 규제 수위를 연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정부가 목동, 마포 등 일부 재건축 단지에만 우호적인 태세를 취할리 없다는 의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미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합헌 등 재건축 사업을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해 적정성 검사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목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들이 대부분 조건부였고 정부는 재건축 사업에 우호적이지 않은데 좋은 결과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최근 문의하는 매수 대기자들은 재건축단지를 급하게 사려하기 보단 최종 결과까지 지켜보겠다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