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후 전세대출 규제 전격 시행…9억초과 갭투자자 타깃공인중개업소 "전세매물 품귀현상, 정부가 전셋값 끌어올렸다" 날선 비판전셋값 한달새 1억 올라…이사철 앞두고 세입자 '울상'
  •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 중개업소. ⓒ 뉴데일리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 중개업소. ⓒ 뉴데일리
    #"26평 아파트 전세 매물이 하나도 없어요. 고객이 한달을 꼬박 기다렸는데 어제 물건이 나와서 겨우 거래 성사시켰네요. 집 구경조차 힘들 만큼 전세물건은 아예 씨가 말랐어요."<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전세 물건 자체가 없어요.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렸는데도 계약 재연장을 바라는 기존 세입자들이 너무 많아요. 1216 대책 발표이후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실거주하려는 집주인들도 많아져 전세 매물 찾기가 힘듭니다."<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 B공인중개업소 대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 보유자에 대해 SGI서울보증 전세대출 보증이 전면 차단이 시행된 20일. 서울 강남권에서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정부가 규제를 무더기로 쏟아낸 탓에 1주택자는 물론 세입자들까지 갈곳을 잃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전세매물은 시세가 9억5000만원에 형성돼있다.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8억6000만~8억7000만원 대에 거래가 체결됐지만 이제 8억원대 매물은 찾아 볼 수 없다. 한달새 전셋값이 1억 가까이 오른 셈이다.

    대치동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전세 품귀현상을 직접 만들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해 1216 규제 발표이후 양도소득세를 감면받기 위해서는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실거주하려는 집주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B중개업소 대표는 "원래 연말되면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값을 올리려는 집주인들 전화가 많은데 이번에는 정반대였다"며 "세금 문제로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내보내달라고해서 전세 매물 자체가 귀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를 구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는데 거래 가능한 매물 자체가 감소하다보니 결국 전셋값은 치솟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 수요는 확대되고 있지만 거래는 쉽게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남이나 잠실에는 9억 이상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들이 전세로 사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전세대출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앞선 중개업소 대표는 "전셋값이 올라도 재연장을 원하는 세입자는 많은데 추가로 전세 대출이 안되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세금은 오르고 대출은 막혀버리자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평수를 줄여서 이사를 계획하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지만 전세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학교를 다니는 자녀 때문에 전학을 갈수는 없으니 30평대에서 20평대로 아파트로 이사를 고려하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소형 평수 전세 매물은 더욱 귀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중개업소들은 정부 규제가 수요자들 혼란과 피해만 부추긴다며 우려를 표했다. 고가 주택 보유자 갭투자를 잡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학군, 직장 문제로 전세를 살고 있는 실수요자 피해는 어떻게 보상해야하는지 반문했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규제에 따라 서울에 9억 넘는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그 집에 반드시 실거주를 해야하는 것이냐"며 "일자리나 학교 문제로 전세 사는 1주택자들을 모두 투기꾼으로 분류해 내놓는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