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가봤어?”… 황 부회장이 24년간 신 명예회장에게 가장 많이 듣던 질문123층 월드타워 건립 반대했던 황 부회장… 辛 “우리나라 대표할 건축물 필요”재산상속 및 사회환원… “가족회의서 결정”
  • ▲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20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서 앞으로의 장례절차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20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서 앞으로의 장례절차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너 가봤어?”, 이 한마디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던 얘기다. 신 명예회장은 생전 그룹 임원진에 이 말을 던지며 신규사업을 시작할 때 현장부터 파악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지난 19일 별세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일 오후 신격호 명예회장과 겪었던 사업일화나 앞으로의 장례절차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황 부회장은 “그룹 본부 부장시절부터 24년간 신격호 명예회장과 일을 했다”며 “이 기간 신 명예회장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너 가봤어?’였다”고 소회했다.

    이어 “2003년 인도 제과기업을 인수하려 했다. 그러나 현지인들과 협상이 어려워 난항을 겪었다”며 “신 명예회장은 인도가 경제성장률과 인구 등 유망시장이라고 판단해 현장으로 떠나 그 나라의 문화·풍습 등을 먼저 파악하라고 지시하고는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관한 일화도 털어놨다. 이곳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우리나라를 ‘관광보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1987년 대지를 매입해 2017년 123층 마천루로 완공됐다. 

    황각규 부회장은 지난 2005년 신격호 명예회장에게 100층 이상으로 월드타워를 건설하면 투자 대비 경제성이 부족하다며 고층빌딩 건설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당시 ‘타워팰리스’가 유행하던 시기여서, 월드타워를 60층으로 세워 아파트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

    그러나 신격호 명예회장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내세울만한 건축물이 필요하다며 마천루의 건설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따라 월드타워는 이제 우리나라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신 명예회장의 재산 환원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황 부회장은 “고인은 생전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며 “가족들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산 상속 문제는 차후 상속 받은 이들이 의논할 것”이라며 “사회에 재산을 환원하는 내용도 가족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형제들이 빈소에 나란히 앉아 조문객을 받고 있다”며 “서로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누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